‘불통’의 대명사 추미애, 문빠가 미는 ‘제3후보’ 부상
‘불통’의 대명사 추미애, 문빠가 미는 ‘제3후보’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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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과의 오랜 갈등 끝에 법무장관에서 물러난 추미애가 여권내 강경세력인 ‘문빠’가 미는 ‘제3후보’로 부상하는 조짐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지지율 게임에서 하락세를 면치 못한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지만, 문빠 세력으로서는 탐탁치 않은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치적 운명을 달리할 사람이라는 게 여권 핵심부의 판단이다. 때문에 제3후보를 내세워야 진정한 정권 재창출이 이뤄진다는 인식이다.

‘추-윤갈등’ 겪으면서 추미애가 임종석보다 강력한 ‘문빠 후보’낙점?

지난 19일 발표된 윈지코리아컨설팅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이 지사와 이 대표를 제외한 여권내 제 3의 대권후보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정세균 총리17.0%, 추매애 전 장관 12.1%,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7.4%, 김부겸 전 행안부 장관6.4%, 이광재 의원 2.3%, 이인영 통일부 장관2.0% 등의 응답률을 보였다.

정 총리와 추 전 장관만 10% 이상의 지지율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정 총리는 온건파 이미지가 강해 여권 핵심부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수 국민여론과 충돌한다 해도 문 대통령과 핵심지지층의 입장을 밀어붙일 수 있는 인물은 추 전 장관이라는 게 여권의 평가이다. ‘추-윤갈등’을 겪으면서 문빠라는 핵심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능력에 관해서는 임 전 실장보다 추 전 장관이 더 강력한 카드로 부상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 친문 의원은 “정 총리, 추 전 장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제 3후보로 유력해 보이지만 ,추 전 장관이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도 대선출마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7일 장관직에서 물러나면서 “영원한 개혁은 있어도 영원한 저항은 있을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추 전 장관은 또 “지난 수십년 간 지체됐던 법무혁신과 검찰개혁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인 공수처 출범을 주요한 성과로 꼽았다.

추 전 장관은 “사문화되었던 장관의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권한을 행사하여 검찰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분명하고도 불가역적인 역사적 선례를 만들어 냈다”고 언급,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에 대해서도 자화자찬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추 전 장관의 이런 인식에 커다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사문화되었던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자기가 행사해서 분명하고도 불가역적인 역사적 선례를 만들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는 비판이다.

“검찰청법 8조에 있는 수사지휘권 행사는 ‘웬만하면 쓰지 말라’는 게 입법취지이다. 역대 장관들은 거의 한 번도 쓰지 않고, 천정배 전 장관이 딱 한 번 썼던 그 수사지휘권을 1년 동안 3차례 쓴 걸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내가 분명하고도 불가역적인 역사적 선례를 만들었다’고 자평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권 내에서 제3 후보로 부상할 인물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추 전 장관은 정세균 총리에 이러 2위를 기록했다. [사진=윈지코리아 홈페이지]
여권 내에서 제3 후보로 부상할 인물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추 전 장관은 정세균 총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사진=윈지코리아 홈페이지]

국무조정실의 장관 평가에서 최하점 받았지만 안하무인

하지만 추 전 장관은 본인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에 대한 본인의 평가와 외부의 객관적인 평가는 사뭇 다르다. 본인은 1년 동안 검찰개혁을 했다고 자부하지만, 국무조정실이 내린 평가에서는 이인영 장관의 통일부와 함께 가장 최하점을 받았다.

추 장관은 “개혁에 저항하는 크고 작은 소란도 있었지만, 정의와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시대정신의 도도한 물결은 이제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또 "개혁은 어느 시대에나 계속되지만, 저항은 그 시대와 함께 사라지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한번 검찰개혁을 강조하며 후임 장관이나 문재인 정부가 계속해서 검찰개혁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발언을 한 셈이다.

본인은 ‘크고 작은 소란’이라는 말로 검찰과의 갈등을 애써 축소했지만, 임기 내내 검찰조직과 격렬한 갈등을 빚었다. 취임 직후 검찰 고위간부급 인사를 앞두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패씽하면서부터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윤석열 총장과의 갈등은 갈수록 깊어졌다.

무능하지만 가장 호전적인 법무장관으로 기록될 듯...동부구치소 집단감염 땐 무책임의 극치

지난해 7월 윤 총장의 측근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된 이른바 '채널A 사건'에 대해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강행하자 '측근 감싸기' 논란이 불거졌다. 추 장관은 자문단 소집을 중단하라며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이후 10월에는 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사건과 윤 총장 가족 의혹 사건 등에서 윤 총장을 배제하라며 두 번째로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한달 후인 11월에는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사상 초유의 징계 청구를 하면서, 윤 총장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법원의 직무집행 정지 효력 중단 결정으로, 윤 총장은 일주일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이후 검사징계위원회가 윤 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을 내렸지만, 법원은 다시 징계처분 효력을 정지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윤 총장이 다시 업무에 복귀하면서 추 장관은 "혼란을 끼쳐 송구하다"며 사과하고, 본안소송에서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추 장관의 '완패'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 총장의 징계에 대해 법원이 ‘효력 정지’ 처분을 내리자, 추 장관은 다음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퇴의사를 밝혔다.

검찰개혁의 원칙과 방향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들이 동의했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의사와는 정반대 방식으로 진행하고 말았다. 이 점에서 추 전 장관은 역사상 가장 ‘무능하지만 호전적인 법무부장관’으로 평가받게 될 거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차기 장관 임명을 앞두고 장관업무를 이어나가던 중, 서울동부구치소에서 1000명이 넘는 대규모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윤 총장 밀어내기'에 골몰하다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마지못해 "국민께 송구하다"는 억지 사과를 했다.

여론과 동떨어진 문빠의 ‘추미애 헌사’ 줄이어

하지만 여권의 반응과 평가는 다르다. 떠나는 추 전 장관에 대해서 여권의 중진들이 헌사를 아끼지 않았다. 당내에서도 핵심 지지층까지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가 있다.

홍영표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검찰이) 인간으로서 견디기 힘들 정도의 공격과 압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검찰개혁 1단계를 완료했다“며 두둔했다.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자질부족을 질타당하고 있는 박영선 전 장관은 SNS에서 “줄탁동시의 마음으로 함께 하겠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서 “고마워요 추미애”라는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여권의 한 인사는 “추 전 장관의 검찰개혁 국면에서 개혁성향의 온라인 당원들 중에 적극 지지층이 생겼다”며 “정치인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자산이 생긴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다수 여론에 등돌리고 싸운 추미애의 전리품은 대깨문 지지 확보

추 전 장관 입장에서 볼 때 일반 국민들의 비호감도는 올라갔지만, 소위 대깨문인 극성 지지층을 처음으로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잘 됐다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핵심 지지층을 갖지 않으면 절대 대통령이 될 수 없다. 핵심 지지층이 있다고 해서 다 대통령이 되는 건 아니지만, 대통령이 된 사람 중에는 핵심 지지층이 없는 사람은 없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대선에서는 높은 지지율보다 지지층의 견고성’을 더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배타적인 지지층이 없는 후보들은 ‘경쟁이 심화될수록 견고성이 약한 지지자들이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불리하다고 평가된다. 그런 면에서 추 전 장관은 여권 내부에서 언제든지 대권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을 갖게 된 셈이다.

친문의 핵심 인사 중의 한 명은 “추 장관이 이제부터 어디까지 갈 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지난 1년간의 고생을 통해서 엄청난 자산을 갖게 되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했다. 검찰개혁의 과정 속에서 추 장관의 행보에 대해 친문들은 ‘미안한 감정’을 갖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여론에 등돌리면서 갈등으로 일관한 추 전 장관의 행보가 문빠에게는 ‘미안함’과 ‘지지의 명분’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양준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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