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떠밀려 나온 박영선의 서울시장 ‘자질부족론’ 부상
등 떠밀려 나온 박영선의 서울시장 ‘자질부족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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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떠밀리다시피 해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게 된 박영선 전 장관이 초반부터 ‘자질 부족론’에 직면했다.

김동연만 3번 만나 출마 권유, 출마를 간절하게 거절했던 박영선을 뽑아야 해?

우선 출마과정 자체가 ‘자의반 타의반’의 모양새였다. 열정적인 비전이 한 표를 호소하는 정치인의 기본 자세인데, 박 전 장관은 그렇지 못했다. 서울시민에 대한 결례에 가까운 행보로 일관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직에 대한 미련을 끊임없이 드러냈다. 서울시장 판세가 야권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을 보이자, 여권 핵심부에서 흥행을 위해 박영선 카드를 밀었으나 끝까지 버텼다.

박 전 장관은 지난 20일 오후 중소벤처기업장관에서 사임했다. 하지만 출마선언까지는 지리한 밀당이 계속되었다. 사임발표를 한 20일 오전에 출근하는 박 전 장관에게 기자가 출마여부를 물어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박 전 장관이 정세균 총리가 대선출마를 하면 공석이 될 ‘총리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굳이 서울시장 선거전이라는 힘든 과정을 거치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 해석을 뒷받침하는 것이 ‘김동연 전 부총리와의 3차례 회동' 설이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18일 자신의 SNS에 "출마 권유와 요청을 받았지만 이미 거절 의사를 분명하게 전했다"면서 ‘서울시장에 나가지 않는다’고 썼다. 자신에게 요청을 한 사람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박 전 장관이 3차례나 김 전 부총리를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3차례 만남 중 한 번은 친문 성향의 민주당 최고위원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박 전 장관 개인의 설득이 아니라, 당 차원의 설득이라는 측면이다.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했던 박 전 장관이 3번씩이나 김 전 부총리를 만났다는 것은, 그만큼 ‘간절하게 출마하고 싶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당초 박 전 장관은 서울시장에 두번이나 도전했다가 경선에서 실패했던 경험이 있다. 과거에는 그만큼 서울시장에 대한 의지가 굉장히 컸다. 그런데 김 전 부총리를 만나 3번이나 설득을 했다면, 서울시장에 대한 의지는 이미 과거지사라는 의미이다.

박 전 장관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서 사임한 지 엿새 만인 지난 26일 '서울시 대전환'을 내걸고 4.7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엄중한 코로나의 겨울을 건너 새로운 서울의 봄으로 가겠다"며 "봄날 같은 시장"이 되겠다는 다짐과 함께였다. 이 같은 출마의 변은 지리한 밀당 과정 때문에 진정성 있게 와닿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장관이나 총리를 하고 싶었던 사람을 굳이 서울시장으로 뽑아야?

박 전 장관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만족감을 강조했던 것도 서울시장 후보로서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장관을 하고 싶은 사람은 장관을 하는 게 순리라는 것이다.

박 전 장관은 그동안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의 역할이 크다는 점이 고민이라며 여러 차례 이야기를 했다. 지난해 11월 KBS 라디오에 출연해서 "(중소벤처기업부가) 문재인 정부의 상징 부처여서 지금 현재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는데, 과연 이것을 갑자기 그만두는 것이 맞는지?”라는 발언을 했다. 그만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대한 의지가 컸다는 의미이다.

박 전 장관의 출마선언에 대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 전 정관은 대타후보”라며 "출마를 환영하고 싶지만,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조 청장은 "시중에는 박 전 장관이 정세균 총리가 대선 출마를 위해 자리를 비울 경우를 염두에 두고, 미래의 총리와 서울시장,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을 놓고 주판알 튕기기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저는) 설마설마 했다"고 꼬집었다.

약속 어긴 민주당 후보이면서 고(故)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사과에도 미온적

박 전 장관은 고(故) 박원순 씨의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사과에 미온적이었던 대표적 인사 중의 한 명이다.

박 전 장관은 박원순 전 시장의 장례식과 장지까지 따라갔다고 전해진다. 그랬던 박 전 장관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후에도, 박 전 시장의 피해자에 대해 진정성 없는 사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인권위 결정을 존중한다. 민주당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말이 전부였다. 여성 정치인으로서 같은 여성의 피해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선거를 앞두고 막판에 몰리니까 어쩔 수 없이 형식적으로 소극적인 사과를 한다는 점에서,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자질과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민주당 당헌 당규에 따르면,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실시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낼 수 없도록 돼 있다. 과거의 약속을 어기고 후보를 내고 있는 민주당 후보로서는 더욱 진정성있고 강력한 사과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선과 본선의 불확실성 따진 ‘영악한 계산법’, 자질부족론으로 발목 잡아

박 전 장관이 이러한 결함을 자초한 것은 선거결과의 불확실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당내 경선에서부터 이길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는 것이다. 권리당원 50%, 여론조사 50%라는 민주당의 경선 룰이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 전 장관은 실제로 지인에게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출마하면 나가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박 전 장관으로서는 당내 친문 58그룹을 상대로 후보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없다는 해석이다.

실제 여권의 58그룹에서는 우상호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이길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이 많다. “박주민 의원이 불출마로 가닥을 잡으면서 2파전이 되었는데, 아무래도 친문 입장에서는 우상호 의원을 밀지 않겠는가?”라고 얘기한다. 실제로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공식적으로 우상호 의원 지지선언을 하기까지 했다.

본선도 마찬가지이다. 4.7 보궐 선거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촉발된 데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까지 겹치면서, 당선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추측이다. 여당 후보 당선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고생길을 피하고 싶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영악한 계산법이 막상 출마선언을 하고 난 뒤에는 ‘자질부족론’으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양준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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