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민일보, 27일 두 정상 통화 1면에 대대적으로 보도...文 "시진핑 주석의 견고한 지도!"
靑, 의미 축소 노력..."한국과 중국의 설 연휴 및 춘절 앞둔 신년 인사"

문재인 대통령(左),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左),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공산당 창립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27일 보도했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견고한 지도 아래 중국이 방역에서 성공을 거두고 전 세계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한 국가가 됐다"는 문 대통령의 언급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평소 공공연하게 존경하는 언론인으로 1970년대 원조 친중공파(親中共派) 리영희를 꼽아왔다. 리영희는 모택동의 문화대혁명을 극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이제 대놓고 본심을 드러내는 것 같다며 지하에 있는 6.25 전쟁 전사자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 같다고 분노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중국의 국제 지위와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으며, 두 번째 100년의 분투라는 목표 실현을 향해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했다. 인민일보는 이날 두 정상의 통화를 1면에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신화통신과 CCTV 등 관영 매체도 관련 기사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지난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가운데 미국 보란듯이 문 대통령 발언을 적극적으로 알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과 한국 간의 동맹관계를 이간질시켜 한국을 미국의 인도·태평양, 한·미·일 협력 체제에서 이탈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의 '공산당 100주년 축하' 발언을 중국이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청와대는 의미를 축소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혈맹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먼저 통화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청와대는 "한국과 중국의 설 연휴 및 춘절을 앞둔 신년 인사였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며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상적인 덕담"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중국 측은 청와대가 공개한 시 주석의 "남북, 북·미 대화 지지" "조기 방한 성사" 등 발언을 공개하지 않았다. 반면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공산당 100주년 축하" 등의 발언을 브리핑 자료에서 제외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와 관련해 한·중 정상의 통화를 분석한 기사에서 "한국을 민주국가들의 반중(反中) 연합에 끌어들이려는 바이든 미 행정부의 계획을 좌절시키려는 중국의 매력 공세"라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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