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등은 지난 24일 기준으로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내각을 책임지고 있다. 앞서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입각했었는데, 문화체육관광부 및 중소기업벤처부에 황희 및 권칠승 의원이 지명됐다. 내각의 3분의 1이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관인 셈이다.2021.01.25(사진=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등은 지난 24일 기준으로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내각을 책임지고 있다. 앞서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입각했었는데, 문화체육관광부 및 중소기업벤처부에 황희 및 권칠승 의원이 지명됐다. 내각의 3분의 1이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관인 셈이다.2021.01.25(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권력 시한이 불과 1년 남짓 남은 가운데, 권력누수를 막으려는 '시도'가 포착됐다. 바로 그 '시도'의 정체는 '민주주의 4.0 연구원'이라는 조직이다.

현 정부의 마지막 법무부 장관이 될 박범계 후보자의 25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그를 비롯한 장관 후보자들의 '뒷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 '뒷배경'에는 '민주주의 4.0 연구원'이 자리한다. 최근 집권여당이 강행 중인 '긴급재난지원금'의 추진 내막과 그 인물들을 '민주주의 4.0 연구원'을 통해 펜앤드마이크가 추적했다.

문제의 '민주주의 4.0 연구원'은 지난해 11월22일 출범했다. 기업정보체계 등에 따르면 해당 연구원의 명칭은 '(사)민주주의4점0연구원'으로, 도종환 前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現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자로 등록돼 있다. 서울 마포구 구수동의 어느 빌딩에 위치해 있는데, 51명의 회원 명부 중에는 문재인 정부의 현역 행정안전부 장관 전해철 민주당 의원, 도종환 前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그 후임자로 지목된 황희 의원,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 권칠승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25일 10시 국회에서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던 추미애 장관이 사의를 표하자 그 후임자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박 의원과 권 의원, 황 의원은 모두 '친노(親盧·친-노무현)' 그룹인 더불어민주당 내 '부엉이 모임' 조직의 일원이다.

민주당 내 '친노 그룹'인 '부엉이 모임'의 좌장은 전해철 現 행정안전부 장관이 맡았다.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3철(전해철·이호철·양정철)' 중 한 명으로, 노무현 前 대통령에 의해 정계 입문했다가 퇴임 후 변호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러다 문 대통령에 의해 지금의 행안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민주주의4.0 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도종환 이사장 겸 연구원장이 이광재 의원 등과 대화하고 있다. 2020.11.22(사진=연합뉴스)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민주주의4.0 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도종환 이사장 겸 연구원장이 이광재 의원 등과 대화하고 있다. 2020.11.22(사진=연합뉴스)

'부엉이 모임'의 후신이나 다름없는 '민주주의 4.0 연구원'의 좌장은 도종환 의원이 맡았다. 여기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좌희정-우광재'라고 불렸던 이광재 의원,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국가정보원 인사처장 출신 김병기 의원, 최고위원 김종민·신동근 의원, 친문 핵심 인사 한병도 의원·박주민·고민정·김용민·서영교 의원이 포함된다. 21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윤호중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속한 '민주주의 4.0 연구원(연구소)'는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반드시 성공하는 정부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고 밝힌다.

해당 연구원에 따르면 임원진 14명이 1인당 1천만원, 일반 회원 44명이 1인당 500만원씩 모아 총액 3억6천만원의 수입금으로 운영된다. 직원 3명의 인건비를 비롯해 정책토론회 500만원, 전문가 간담회 600만원, 홍보비 3천만원 등으로 총 1억8천900만원을 지출하게 된다.

'민주주의 4.0 연구원'의 업무 지출 계획서.(사진=민주주의 4.0 연구원, 조주형 기자)
'민주주의 4.0 연구원'의 업무 지출 계획서.(사진=민주주의 4.0 연구원, 조주형 기자)

'민주주의 4.0 연구원'의 출범 첫날, 정재승 KAIST 교수와 정재관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원재 LAB2050 대표이사가 핵심 주제를 선정했다. 그중에서 이원재 대표는, 국민의힘을 둘러싼 야권 단일화 논의의 핵심 인물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2012년 대통령 선거 캠프 정책기획실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원재 대표는 조정훈 당시 아주대 통일연구소장,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과 함께 '여시재'에 발을 담그기도 했다. 함께 있었던 조정훈 소장은 지난 2016년 총선 직전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에서 김상곤(문재인 정부의 前 교육부총리) 인재영입위원장과 자리했다. 그러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연합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에 합류했다. 현재 '시대전환' 국회의원이다.

'민주주의 4.0 연구원'에서 이원재 대표는 '미래 복지국가 패러다임 논쟁'에 대해 "민주적 사회주의"를 언급했다. 그는 "국가가 개인에게 일자리를 제공, 국가가 노동력을 활용해 생산에 기여하고, 국가가 고용을 통한 소득보장을 제공"한다며 "기본소득체제"를 주장했다. 즉, "국가가 소득(사회보장)을 제공, 개인이 스스로 고용해 혁신하며 생산에 기여", "국가가 개인에게 직접 제공하는 소득보장제도로서의 기본소득제"를 강조한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역별 기본소득 정책실험"이라는 주장과 함께 ▲ 기본소득 사업을 주어진 틀 속에서 진행해 장기적으로 기본소득으로 수렴할 수 있도록 미리 정비 ▲ 기본소득 효과 검증 ▲ 지역 사정에 맞는 다양한 기본소득(연령계층형·참여형·거주형)을 유도한다는 점을 밝힌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민주주의 4.0 연구원'의 첫 심포지엄이 열린 지난해 11월22일 참석한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민주주의4.0이 설계도를 만들어 집권하는 꿈을 꾼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시스템으로 집권하는 길을 꾸려야 나라가 안정된다"고 말했다. 이광재 의원은 지난 2019년 12월30일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시키면서 복권됐다. 이후 지난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는데, 그는 여시재 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지금까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을 묶어주는 '민주주의 4.0 연구원'의 핵심 이슈는 '기본소득'이다. 또한 '친노-친문'을 중심으로 하는 이들 '부엉이' 세력권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주의 4.0 연구원'이라는 이름으로 재편성된 셈이다.

한편, '민주주의 4.0 연구원'의 회원명부에는 문재인 정부의 전·현직 장관 및 장관 후보자 외에도 홍영표·이학영·민홍철·김경협·김철민·박재호·서삼석·김정호·맹성규·박정·어기구·송기헌·김승남·최인호·박찬대·김영호·강병원·이용선·송재호·민형배·김병주·정태호·고영인·강준현·최종윤·오기형·이용우·김영배·강득구·임호선·김민철·신영대·이원택·김승원·허영·박상혁·한준호·강선우·홍정민·신현영·장철민·전용기 의원과 김병관 前 의원, 최지은 민주당 국제대변인이 이름을 올렸다.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민주주의4.0 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도종환 이사장 겸 연구원장이 이광재 의원 등과 대화하고 있다. 2020.11.22(사진=연합뉴스)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민주주의4.0 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도종환 이사장 겸 연구원장이 이광재 의원 등과 대화하고 있다. 2020.11.22(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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