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후 칼럼] 바이든의 미국,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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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21.01.21 13:43:53
  • 최종수정 2021.01.2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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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국내정책뿐만 아니라 대외정책까지도 아예 지우려고 시도하고 있는 바이든의 정책기조가 세계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현시점에서는 가늠하기 힘들다. 인류 역사상 겪어보지 못했던 세기말적인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진 형국이다.
박상후 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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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신임 미국 대통령의 대통령 취임식만큼 음울한 국가원수의 출발은 역사상 없었다. 취임식이 열리는 워싱턴DC의 내셔널 몰(National Mall)은 20만 개의 작은 성조기로 장식됐다. 축하 관중이 앉을 자리에 촘촘하게 깃발을 심은 광경은 묘지를 방불케 했다. 취임식 당일 워싱턴DC로 떠나기에 앞서 델라웨어 윌밍턴에서 가진 연설에서 조 바이든은 묘한 감정이 복받쳐 오르는 듯 죽음을 이야기했다. 아일랜드계인 조 바이든은 더블린 사람들(Dubliners)로 유명한 아일랜드 시인 제임스 조이스의 싯구를 인용했다. “제가 죽을 때 델라웨어가 제 마음속에 새겨질 것입니다.” 새롭고 경사스런 취임식 아침 조 바이든은 왜 죽음을 이야기했는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이었다. 그런가 하면 델라웨어 랍비 마이클 빌스는 바이든을 모세(Moses)에 카말라를 모세의 형 아론(Aaron)에 비유하면서 축복했다, 그리고 트럼프를 잔혹한 파라오라고 말했다. 성서에 따르면 모세는 어눌했으며 아론이 모세의 출애급을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은 치매를 앓고 있어 제대로 국정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으며 사실상 카말라 해리스가 국정을 주도하는 것 아니냐고 보는 이들이 많다. 

바이든이 역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워싱턴DC로 이동하면서 에어포스원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하지도 못했다. 민간항공기편으로 취임식장으로 이동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또 취임식 당일 트럼프는 군통수권자의 상징인 이른바 핵가방을 그대로 들러 플로리다로 떠났다. 정상대로라면 취임식 당일 전임자가 후임자에게 건네는 것이 관행이다. 물론 취임식날 정오가 되면 트럼프가 가져간 핵가방은 작동불능상태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또한 미국 현대사에서 볼 수 없었던 일이었다. 바이든의 취임식이 생중계되기 직전 백악관 홈페이지에는 심각하게 갈라진 민심이 반영됐다. 좋아요가 930여개인 반면 싫어요는 1700여개로 나타났다. 사실상 군사계엄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에서 취임식은 치러졌다. 워싱턴DC를 에워싼 주방위군병력은 공식적으로 최소 2만 5천 많게는 6만여명으로 추정됐다. 이에 반해 취임식에 참석한 관중은 2천명으로 추산됐다. 취임식에서 미국국가를 부른 이는 헌터 바이든의 파트너로 알려진 레이디 가가였다. 

조 바이든은 취임 첫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들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10여개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전임정권의 장점은 그대로 계승하는 소규조수(蕭規曹隨)의 미덕은 전혀 없었다. 트럼프의 흔적을 모조리 씻어내는 자세를 취한 것이다. 우선 우한폐렴과 관련해서는 극전적 락다운(Lockdown)의 방향으로 갈 기세가 역력하다. 바이든이 이전에 공언한대로 100일동안의 마스크 착용 캠페인을 선포했다. 연방과 주공무원은 물론 전 미국인에게 앞으로 100일동안은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지원금을 끊고 거리를 두겠다고 공언한 WHO과의 관계를 다시 강화하겠는 입장도 밝혔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바이러스 파시즘의 길로 들어설 기세가 역력하다. 

바이든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했던 멕시코 장벽 건설도 무산시키기로 했다. 트럼프가 바로 직전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했던 국경위기를 방치하고 중남미와 무슬림 난민을 받아들이겠다는 신호다. 당장 멕시코 국경에는 온두라스 난민이 쇄도하고 있다. 바이든은 1100만명에 달하는 미국내 불법체류자에게 단계적으로 영주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불법체류자들에게 영주권을 제공함으로서 이들을 민주당지지 유권자로 흡수하겠다는 계산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이 20일(현지시각)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거행됐다.(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이 20일(현지시각)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거행됐다.(사진=연합뉴스)

바이든은 또 트럼프 행정부가 건국이념을 바로 가르쳐 좌파의 왜곡된 역사교육을 바로잡겠다는 취지에서 출범시킨 1776위원회도 없앴다. 미국은 흑인에 대한 착취와 억압에 바탕을 군 태어나지 말아야 할 나라라는 그릇된 가치관을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또 사회에서 남녀 차별을 철폐하겠다면서 아예 남녀구분까지도 없앤다는 성평등(L.G.B.T.equality)정책도 밀어 붙이기로 했다. 얼마전 하원에서 아멘(Amen)에서 남성을 의미하는 스펠링 멘(men)이 있다고 해서 에이우먼(Awoman)이라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남녀 화장실과 탈의실 구분조차 없앤다는 극단적인 성평등 정책까지도 이야기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경제정책은 미국을 자살로 내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농업, 퇴역군인, 주택 도시개발 같은 부문에서의 부채미상환을 연장시키주기로 하는가 하면 대학생에 대한 학자금 대출 상환도 유예해주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민주당원들은 대학생 1인당 최고 5만달러의 원금을 탕감해주는 조치까지 취하라고 촉구하고 있는 형편이다. 

바이든은 이 밖에도 트럼프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도 복귀할 뜻을 밝혔다.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전지구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파리기후협약의 모토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의 최고 치적인 셰일가스혁명을 무산시킨다는 방침이다. 자동차나 항공기의 배기가스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어떤 극단적인 조치를 행할지 예상하기조차 힘들다.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란 트럼프 주의와 정반대인 바이든의 정책을 두고 미국나중주의(America Last)라고도 한다. 너무나고 극단적이어서 미국을 자살로 이끄는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내정책뿐만 아니라 대외정책까지도 아예 지우려고 시도하고 있는 바이든의 정책기조가 세계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현시점에서는 가늠하기 힘들다. 인류 역사상 겪어보지 못했던 세기말적인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진 형국이다. 

박상후 객원 칼럼니스트(언론인 · 前 MBC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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