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친문(親文·'친 문재인') 성향 단체의 손아귀에 휘둘리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의 숙원 사업인 '검찰권 전면 축소'가 골자인 '검찰 수사권 조정'을 요구하는 친문 단체의 서약서에 이름을 올렸다가 황급히 이를 숨기는 등의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우선,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종의 '서약문'을 올렸다. 이에 따르면 "저 황운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과 함께 문재인 정부 양대 검찰개혁 과제를 이루는 '검찰 수사권의 완전 폐지'를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반드시 전면 실현하기를 원한다"고 명시됐다.
해당 서약서 상단 좌측에는 '파란 장미 형상'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파란장미시민행동'을 뜻한다. '파란장미시민행동'은 친문 성향 단체로,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공수처 찬성 서양석를 여당 국회의원들에게 보낸 후 이에 즉각 동조하지 않을 경우 압박을 가하는 등 일종의 '친문감별사' 역할을 했던 단체다. 12일 오전 기준으로 '파란장미시민행동' 홈페이지는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황 의원이 서명한 해당 서약문을 자신의 SNS에 올린 의원은 비단 황 의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김남국·김용민 의원도 이를 올렸으나 내린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두고 그간 '검찰개혁'을 외치던 인사들이 해당 서약문을 게재했다가 왜 내린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폭증하는 것이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득이하게 서약서를 내린다"는 글을 올리고 "서약서를 곡해하는 일들이 발생했고, 또 서약에 동참했느냐를 기준으로 단순하게 검찰개혁에 찬성과 반대하는 의원으로 나누어 공격하는 일부 우려스러운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김용민 의원 역시 같은 취지로 글을 내린다는 점을 알렸다.
결국 이를 종합하면, '검찰개혁 동참 여부'를 두고 여권 분열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검찰개혁 적극 동조 여부가 친문 감별의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한편, '파란장미시민행동'은 최초 조국 前 법무부 장관 지지자들이 참여하면서 만들어진 모임이다. '파란장미'를 아이콘으로 채택한 것은 조 前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 수사에 대한 저항의 의미를, 또한 모임 결성은 유튜브 채널 '최인호TV'의 최인호 씨가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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