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선노동당 제8차 회의'가 5일차를 맞이한 가운데, 집권여당 대표가 난데없이 '북한과의 대화'를 언급해 그 근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로부터 시작됐다. 바로 "북한은 대화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자신의 10일자 SNS 글인데, 이는 '北 노동당 대회' 소식을 보도한 北 기관지 '노동신문'의 실체를 곧이곧대로 읽은 결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당대회를 시작하면서 노동신문 10일 보도에서 '핵(核)무력 강화'를 강조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강력한 국방력에 의거해 조국 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앞당기려 한다. 조국 통일을 위한 투쟁 과업 부분에 강력한 국방력으로 근원적 군사적 위협들을 제압할 것"이라며 "지난 9일 제8차 노동당 대회 5일차에서 '조선노동당 규약 개정에 대한 결정서'를 채택했다. 무력을 정치사상·군사기술적으로 강화한다"고 밝혔다.
'北 노동신문'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언급한 이낙연 당대표는 무엇을 근거로 봤을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北 노동신문'의 위상과 그 실체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1989년 北 평양 김일성종합종합대학출판사가 발간한 '신문학개론(엄기영)'에 따르면 "북한의 당보(黨報)는 출판보도계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중추적이며 지도적 역할을 수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특히 "당보는 수령의 사상을 실현하는 정치적 령도기관으로서의 '당의 지위와 역할'과 관련돼 있다"며 "당적 신문은 당과 대중을 연결시키고 당이 제시한 정치·경제·문화의 제과업수행에로 대중을 동원하는 수단인 만큼 신문사자체가 당 사업을 떠밀고 나가는 '당의 한 개 부서'와 같은 위치"라고 기술돼 있다.
北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선전선동부의 소속기관으로서, 당 중앙위원회 위원 및 책임비서가 신문의 책임주필로 있다. 불과 3년 전인 2018년 2월, 북한 철권 통치자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은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역임했는데, 北 김정일 역시 처음으로 당무를 맡게된 직책도 '선전선동부 부부장'이었다. 그만큼 '선전선동부'의 지도를 받는 '노동신문'의 역할이 가볍지 않음을 알 수 있다.
'北 노동신문'은 주7일 중 연중 6개면 수준으로 발행된다. 지면 수가 적은 만큼 北 주체사상을 비롯해 김정은 우상화 및 찬양 선전, 당 정책 동력 독려 강요와 노력경쟁 유발 및 대한민국 비방, 반제국주의(미국 겨냥) 의식 고취 등을 꾀한다.
그런데, '北 신문학개론'에서는 위 목표 외에도 '대중 동원의 강력한 무기로서의 역할'과 '대적관 및 외교 수단으로서의 기능'도 있음을 강조한다. 북한 당국의 대변지로 발행되는 노동신문이 '대외 정치적 외교 수단'으로서 기능한다는 것인데, 이번 당 8차 대회를 실은 노동신문을 보고서 우리나라 일부 유력 정치인들이 "북은 대화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반응한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대외 정치적 수단'이라는 태생적 목표를 가진 '노동신문'의 보도를 보고 집권여당 대표가 이렇다 할 움직임을 즉각 보인 셈이다. 노동당 대회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가정보기관 등 대북 유관기관의 분석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결론에 다다른 모양새다.
이를 두고 국정원에서 26년간 근무했던 유성옥 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10일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지금 남북대화를 강조하는 것은, 희망사고의 일종인 근거없는 낙관주의로 보인다"며 "완전히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9일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핵무력 강화' 등 '투쟁 과업'으로 '공화국 무력 강화'를 못박았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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