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가정방문해 정인이 상태 확인했지만 사실상 방관...한 네티즌 "당장 문 닫아라" 분노
네티즌들 비판 이어지자 지난 2일 올렸던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참여 게시물 결국 내려

입양 전 정인이의 건강하고 예뻤던 모습.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입양 전 정인이의 건강하고 예뻤던 모습.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홀트아동복지회가 양모의 끔찍한 학대로 16개월이라는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정인이 사망 전 학대 정황을 파악하고도 사실상 방치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홀트아동복지회는 정인이 입양을 주선한 단체다. 홀트 측은 결국 SNS에 올렸던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글을 내렸다.

의사 출신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서울시 양천구 입양아동 사망사건 보고' 자료에 따르면 홀트아동복지회는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된 뒤인 지난해 5월 26일 2차 가정방문을 통해 정인이에 대한 학대 정황을 파악했다. 홀트 측은 당시 보고서에 "아동의 배, 허벅지 안쪽 등에 생긴 멍 자국에 대해 양부모가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기록했다.

홀트 측은 같은 해 6월 26일에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정인이의 쇄골 골절, 2주간의 깁스 사실 등을 전달받았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양부와 전화통화만 했다. 여기에 더해 '양모가 아이를 30분가량 자동차에 방치했다'는 추가 신고가 접수된 후인 7월 2일 3차 가정방문에 나섰으나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인이의 체중이 감량돼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9월 18일에 또다시 들어왔지만 홀트 측은 방문조차 하지 않고 통화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홀트 측은 가정방문을 요청했지만 양모가 거부한다는 이유로 가정방문을 10월 15일로 한 달가량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3일에는 양부와 통화한 후 '아동이 이전의 상태를 회복해 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기록하기도 했다.

홀트 측의 반복된 안이한 대처에 정인이는 결국 열흘 뒤인 10월 13일 양모의 악마도 울고 갈 학대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 어떤 기관보다 정인이의 상태를 면밀히 살폈어야 할 입양 책임기관이 정인이의 죽음을 사실상 방관한 것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홀트아동복지회는 당장 문을 닫아야 한다"는 분노의 목소리까지 냈다.

한편 홀트 측은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지난 2일 홈페이지, 인스타그램을 통해 올렸던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참여 게시물을 5일 오후 내렸다. 홀트 측은 "해당 챌린지 취지에 따라 끔찍한 죄를 저지른 가해자가 엄중한 처벌을 받는데 힘을 보태고자 한 것이었지만 해당 게시물이 사건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의견이 있어 내린다"고 밝혔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