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국내 확진자가 연일 1천여 명이 넘게 집계되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확보 미흡 논란'에 혼란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그런데, 이 와중에 통일부가 '인도적 대북지원·협력 사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해 파문이 예상된다. 바로 '코로나19 백신'을 북한에 제공하겠다고 풀이되는 조항 때문이다.
통일부는 지난 10일 '인도적 대북지원사업 및 협력사업 처리에 관한 규정 개정안 행정예고'를 밝혔다(통일부 공고 제2020-156호).
통일부가 밝힌 해당 규정 고시안에 따르면 제2조 대북지원사업에 '보건위생 상태의 개선 및 영양결핍 아동과 노약자 등을 지원하는 사업(제3항)'을 정의했다. 또한 제10조(기금지원사업의 요건과 지원자금의 규모)에서 '보건·의료 관련 대북지원사업'에 대해 남북한 왕래 등 지속적인 남북교류협력을 수반하는 사업으로 규정했다.
최근 코로나19의 간헐적 대확산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일부는 '인도적 대북지원사업 및 협력사업'을 명분으로 관련 규정을 개정하겠다며 행정예고에 나선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와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주요 부서임을 감안하면, 통일부의 개정 예고안의 '보건위생 상태의 개선' 항목에 '코로나19'도 포함될 수 있음이 엿보인다.
통일부는 개정 이유에 대해 "대북 인도지원 민간단체의 남북교류 의지와 역량이 증가하고 인도지원 및 개발협력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한 사업 추진을 희망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일부 정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남북 간 대화·협력 구조를 만들어 실질적 협력과 상생의 물꼬를 트고, 우리 삶의 문제와 밀접한 인도협력 분야에서 시작해 민생 분야, 비상업적 인프라 분야로 협력의 폭을 넓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통일부 장관인 그는 지난 22일 열린 2030세대 토크쇼에서도 "전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속에 전례 없는 위기와 불안을 경험하고 있는데, 8천만 겨레의 건강과 생존을 위해서 남북이 머리를 맞대는 게 중요하다"고 운을 뗏다.
이 장관은 이날 "북한이 코로나로부터 안전해지는 것은, 대한민국이 코로나로부터 훨씬 더 안전해지는 길"이라며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가 더 많이 개발·보급되면 (북한과) 서로 나누는 등 협력을 통해 한반도에서 코로나 상황을 종식시키는 노력을 함께 하길 바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31일 0시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67명으로 집계돼 누적확진자는 6만740명이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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