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벌어지고 있는 '아파트 대란'은 시장을 이기고 통제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철학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사진=연합뉴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아파트 대란'은 시장을 이기고 통제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철학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사진=연합뉴스]

예수 그리스도를 싫어했던 율법학자들과 바리새인들이 함정을 팠다. 그들은 “카이사르(로마황제 율리우스 시저)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습니까? 옳지 않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예수를 조세저항 선동범으로 만들어 감옥으로 보내려는 계략이었다.

이 질문에 예수는 그 이후 출몰한 어떤 정치인 보다 순발력있고 현명한 메시지로 응답했다. 예수는 세금으로 바치는 돈을 나에게 보여주라고 한 뒤 “이 돈에 있는 초상과 글자가 누구의 것이냐”고 물었다.

그들이 “카이사르의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자 예수는 “그러면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돌리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라”라고 말했다. (마태오복음 22장 15절~22절) 예수는 결국 로마 총독에 의해 사형을 당했지만 만약 이 질문에 대답을 잘못했으면 더 일찍 십자가에 못박혔을 것이다.

왜 예수는 로마제국의 가혹한 세금에 시달리는 민중의 고통과 이에따른 조세저항 움직임을 외면하고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라고 했을까? 예수가 말하자 했던 것은 물질보다 더 위에 있는 성령, 세상을 움직이는 하느님의 ‘섭리’였다.

지금 부동산, 정확히는 서울 강남 아파트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예수와 같은 질문을 받고 있다. “왜 자꾸 강남 아파트에 더 많은 세금을 물리려고 하십니까? 그 세금을 내야합니까??”라는 질문이다. 언론에 ‘조세저항’이라는 단어가 점점 자주 등장하고 있다.

‘강남 아파트와의 전쟁’은 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이미 패배로 끝난 게임이다. 종부세 등 세금과 온갖 규제를 가했지만 강남 아파트 가격은 더 오를 뿐이었다. 시장(市場)의 문제는 시장으로 풀어야 한다. 그것외에는 물욕과 이기심으로 가득한 인간의 본성을 다스릴 수 있는 마땅한 수단, 섭리가 없기 때문이다.

동아시아 대륙이 붉은 사회주의로 뒤덮이던 72년전, 한반도 남쪽에서 나마 이승만 대통령이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을 건국한 것은 기적이었다. 해방 다음해인 1946년 미군정청이 서울역 앞을 지나가는 행인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했는데 77%가 사회주의 체제를 원했다고 한다.

조선왕조와 일제 식민지 밖에 경험하지 못했던 당시 사람들로서는 사회주의가 훨씬 정의롭고 바람직한 정치체제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자유 민주주의의 힘이다.

자유 민주주의 나라를 세우지 못했거나, 6·25때 한반도 전체가 공산화 되었다면 5천년 민족사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다.

삼성전자 현대차도 없는 나라에서 박태환 김연아 방탄소년단 같은 청년들은 그 꿈을 펼쳐 볼 수 있는 기회조차 잡지 못했을 것이다.

20대 청년 이승만은 옥중에서 쓴 저서, <독립정신>을 통해 자유를 국가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쌀도 아파트도 배급으로 분배했던 사회주의 체제 70년은 결말은 자유라는 순리와 섭리가 아닌 인위적 개입의 실패를 증명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치하의 북한, 평양이 ‘이상하게도’ 번성하는 이유도 장마당 내지 시장의 활성화 때문이라는 것이 주된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벌어졌던 마스크대란이 사라진 것은 여기저기서 돈을 벌기 위해 마스크를 만들어서 공급하는 업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서울의 허파인 그린벨트까지 해제해서 강남 아파트 공급을 놀리겠다는 방안은 과하긴 했지만 그나마 문제의 해법에 접근한 발상이었다. 애당초 대통령과 정부가 수요와 공급의 경제논리가 아닌 도덕적 관점에서 시장을 주무르겠다는 의도가 문제였다.

지금 부동산 문제가 뒤틀린 것은 자유시장이 아닌 인위적 개입, 정책의 과잉 때문이다. 비싼 집에 살면 세금만 그만큼 더 물리면 될 것을 이상하게 만들었다.

“나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국회 5분 연설로 유명해진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서울 서초갑)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수요와 공급을 시장에 맡겨 놓기 싫은 것이다. 시장을 이겨서 통제하고 싶은 것,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보단 시장을 이겨보겠다는 오기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모택동은 인민의 쌀을 도둑질한다며 참새를 잡다가 병충해로 인해 더 많은 쌀을 잃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씨줄과 날줄, 예측 불가능한 나비효과로 엮여 있다. 경제학은 가장 부정확한 사회과학으로 꼽힌다. 그래서 더더욱 겸손하게 순리와 섭리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유행가 가사처럼 “케 세라 세라(Que Sera, Sera)”, “그냥 내버려두고” “Let it be”, “될대로 되도록 하는” 자세, 자유와 시장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이상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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