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혀 '야권연대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그를 마음에 두고 있지 않는 듯한 모양새다. 김 위원장이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는 당내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날, 김 위원장도 코로나 긴급 대응 화상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크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는 이야기다. '크게 대응할 필요 없다'는 김 위원장의 인식을 통해 안 대표 또한 '야당 후보 중 한 명' 정도로 보고 있음이 엿보인다.

게다가 김 위원장이 안 대표의 정치력에 대해 '크게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안 대표는 왜 이같은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일까.

앞서 안 대표는 최근까지도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지난 2일에도 "선거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혀왔고, 그 전에도 이같은 기류를 계속 고수해 왔다. 다만, 코로나19가 급격히 퍼지기 시작하던 시점에 현장을 직접 방문, 그 이후부터 문재인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강력 표출해 왔다.

그러다 안 대표는 지난 20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문재인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불과 한달 전까지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오다 '보선 출마'로 급선회한 것이다.

안 대표와 함께 일했었던 측근의 시선은 어떠할까. 안 대표의 대선 캠프에서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최근 펜앤드마이크와 만난 자리에서 "결정적인 순간, 결정력의 문제가 좀 있었다"고 귀띔한 바 있다. 전날인 20일 국민의힘 화상 회의에 참석했다는 한 비대위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야당 후보 중 한 명이라는 정도로 언급했을 뿐, 다른 말씀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사례를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안 대표의 정치력 등을 따져보는 모양새다. 결국 안 대표 역시 스스로 말한 '야권단일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에 국민의힘이 구축한 경선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4·7 보선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정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서 안 대표를 향해 "이기적인 자기중심적 사고를 과감히 버리고 야권통합의 밀알이 되겠다는 겸허한 자세와 희생정신을 보여야 한다"면서 "대의(大義)를 위해 소아(小我)를 버려달라"고 강조했다.

조주형 기자 penn@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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