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당시 정부 행사 중계에 강하게 비난했던 민노총 산하 KBS언론노조가 문재인 정부 행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프로그램 제작방식까지 지시받아 중계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비판이 일고 있다.

앞서 KBS를 비롯한 5개 방송사는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탄소중립 비전 선언'을 생중계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연설문을 발표하자 고화질 영상에 비해 데이터 소모가 적은 흑백으로 방송한다는 의미로 흑백영상을 연출했고 이는 지상파를 비롯한 6개의 채널을 타고 송출됐다.

이와 관련 KBS공영노조는 KBS  제작진과 지역국에 전달된 내용이라며 '오늘 BH 중계제작관련 흑백으로 제작됨을 감안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에 “탁현민 의전비서관 요청사항이며, 행사 2시간 전까지 엠바고(필수)”라는 내용이 적시된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어 공영노조는 이번 탄소중립선언은 청와대 기획, 청와대 연출, KBS 제작대행, KBS 송출의 역할분담에 따라 제작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왕피디'라고 지칭하면서 탁 비서관의 지시에 따라 방송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4년 9월 12일 청와대가 규제개혁회의를 생중계하려하자 언론노조KBS가 ‘KBS, 청와대 규제개혁회의 또 생중계?’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강하게 비난한 점을 거론하며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쪽 팔리지 않는가. 그렇게 한 입으로 두 말 해도 되는가"라며 "그대(언론노조 본부장)가 보는 과거의 적폐들이 과거에 보였던 짓거리들은 너무 소심했다고 생각하는가. 그래서 그대는 그들보다 몇 차원 더 높은 단계로 공영방송을 철저히 망가뜨리려고 작정이라도 했는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KBS는 공영노조가 공개한 메시지에 대해서는 "중계 제작 업무를 담당한 실무 부서나 청와대 측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중계 송출과 관련한 의사전달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라고 해명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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