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교통방송)의 시사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브레이크를 못밟아서 낭패를 봤다. 김어준이 만든 ‘가짜뉴스’가 문재인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3일 오전 7시 김어준의 뉴스공장, “이용구 법무차관 징계위 위원장 맡지 않는다는 언론보도는 가짜뉴스”

대표적 ‘문빠언론’을 자처해온 김어준은 3일 오전 7시에 시작된 라디오 방송에서 “청와대가 이용구 법무부 차관에게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장을 맡기지 말라고 얘기한 것처럼 가짜뉴스가 돌았다”면서 “그러다가 그게 새벽에 포털에서 다 내려갔다”고 주장했다. 같이 방송을 진행하던 류말희 기자 역시 “중앙일보 뉴스가 내려갔더라고요”라며 맞장구를 쳤다.

문 대통령이 추미애 장관의 윤 총장 징계추진에 반발해 사퇴한 고기영 법무차관 후임으로 이용구 차관을 하루 만에 임명한 것을 두고 ‘무리한 윤 총장 징계 의도’라는 비판이 돌았다. 이에 청와대측은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신임 이 차관이 징계위 위원장을 맡지 않도록 주문했다는 게 대다수 언론의 보도였다. 김어준은 이를 ‘가짜뉴스’로 규정한 것이다.

김 씨는 “추미애 장관을 향한 비호감은 충분히 만들어졌으니, 이제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서 나간 가짜뉴스다”라고 강조했다. “마치 징계위원장을 대통령이 결정하는 것처럼 끌고 나갈려는 건데, 그게 아니다. 그 권한은 법무부 장관에게 있다”라고 덧붙였다.

‘마치 대통령이 징계위원회의 수위를 조절하고, 대통령의 재가가 없으면 안 되고, 그 결정이 뒤집어질 수도 있다’라는 가짜뉴스가 양산되고 있었는데, 어젯밤에 전부 포털에서 뉴스를 내렸다고 김 씨가 주장했다.

3일 오후 포털에서 검색된 중앙일보 기사와 기사 본문. 해당 기사는 내려가지 않았으며 포털에서도 여전히 검색되고 있다.

3일 오후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이용구 차관에게 징계위 위원장 맡기지 않는게 정당성과 공정성을 확보”

그런데 오히려 김 씨의 주장이 가짜뉴스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오전 포털에서는 “문 ‘이용구 새 차관, 尹징계위원장엔 임명 말라’ 秋에 지시”라는 중앙일보 기사가 그대로 검색되었다. 오후에는 동아일보까지 “이용구에 위원장 맡기지 않는 것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김 씨가 ‘가짜뉴스’로 단언했던 내용을 청와대 대변인이 공식 발표했다는 사실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윤총장) 징계위원회는 더더욱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면서 “신임 이용구 법무부 차관에게 징계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정당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씨의 주장이 ‘가짜뉴스’임이 청와대 대변인의 입을 통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사진=tbs 캡처]
[사진=tbs 캡처]

김어준 공장장이 문 대통령의 진의를 왜곡하고 조롱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면 사과하고 정정하는 게 언론인의 기본 책무이다. 하지만 김 씨는 순리를 따르지 않았다. 오히려 우겼다. 강 대변인의 공식발표가 나온 다음 날인 4일 오전 방송에서도 삼척동자도 모르지 않을 ‘가짜뉴스’를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패널로 출연한 모 변호사가 강 대변인의 발표와 맥을 같이하는 내용을 발언하자 “아 그건 가짜뉴스이고, 제가 알기로는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말을 가로막았다. 근거는 없었다.

심지어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진행되는 중간에 ‘TBS 네트워크 브리핑’에서는 강 대변인의 발언 내용을 그대로 보도하기조차 했다.

결국 김 씨가 문 대통령의 ‘역린’까지 건드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 총장 징계의 공정성을 국민에게 홍보하려는 문 대통령의 ‘진의’를 왜곡하고 조롱했기 때문이다.

박지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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