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상가, 호텔 등 주거용 리모델링 하겠다는 案 앞서 나와
김현미 "굉장히 반응 좋다"...與김태년 "쾌적하고 안전성 확보" 옹호
김종인 "호텔찬스로 혹세무민...민심 역주해우부동산 악법 철회"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매매·전세·월세 관련 정보란.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매매·전세·월세 관련 정보란.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전세대란 해결방안으로 관광호텔 등을 주거용으로 바꿔서 전월세로 내놓는 방안을 발표해 여야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여당에선 옹호성 발언이 나왔지만, 야당에선 '닭장집'등 비판에 나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 담긴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내년 하반기에 비어있는 상가나 오피스, 호텔 같은 숙박시설을 주거용으로 리모델링해 2만6000가구(수도권 1만9000가구)를 공급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번 대책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언급하면서 미리 알려졌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18일) 국회에 출석해 "(호텔방 전셋집은) 현재 하고 있는 정책이기도 하다. 영업이 되지 않는 호텔들을 리모델링해 청년 주택으로 하고 있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다. 머지 않아 근사하다 그럴까, 잘 돼 있는 사례를 발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구입 의사를 타진하는 호텔이 꽤 있다. 접근성이 좋은 지역의 호텔을 리모델링해 1인 가구를 위한 주택으로 전·월세로 공급하는 것들이 지금까지 꽤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언론 인터뷰에서 "호텔을 주거공간으로 바꿔서 활용하는 것은 새로 유행하는 주거형태인 '셰어하우스'와 비슷하다"면서 "공동커뮤니티와 공동주방공간을 배치하되 개인이 잠자고 생활하는 공간은 매우 쾌적하고 안전성까지 확보하는, 이미 그렇게 구성돼 임대시장에 나오는 물량들도 꽤 많이 있다"고 했다.

반면 야권에선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비대위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호텔 방을 전ㆍ월세로 돌린다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호텔 찬스’로 혹세무민하는 것을 보고 실소를 금치 않을 수 없다”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집권당답게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집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 모두에게 무차별적 규제를 난사하는 민심 역주행 부동산 악법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매우 높다”며 “아무리 정책 발표를 해도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차라리 정부는 부동산을 포기하고 부동산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는 방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국민들이 원하는 건 마음 편히 아이들 키우고 편히 쉴 수 있는 주거공간이지, 환기도 안 되는 단칸 호텔방이 아니다"면서 "호텔을 전세 주택으로 만든다는 이낙연 대표, 황당무계 그 자체다. 교통과 교육을 포기하고 서민들한테 닭장집에서 살라는 말이나 똑같다"고 지적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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