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상황 더 진정되면 정식으로 대화 제안 할 생각도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4일 오전 경기 파주시 판문점견학지원센터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기념사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4일 오전 경기 파주시 판문점견학지원센터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기념사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수백명에 달하는 가운데,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과 코로나 백신을 나눠야 한다는 발언을 내놔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 장관은 18일 ‘KBS 뉴스9’에 출연해 "치료제·백신을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북으로서는 그런 코로나 방역 체계로 인해서 경제적인 희생을 감수했던 부분들로부터 좀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리가 많아서 나누는 것보다도 좀 부족하더라도 부족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진짜로 나누는 거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상황이 조금 더 진정되면 정식으로 '북에 대화하자'는 제안을 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어떤 장소, 어떤 시간도 좋으니 북이 응하기만 한다면 최상의 대화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고위급 회담이나 특사 파견 등 여부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판단 영역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남북 간 협력의 물꼬를 트자는 제안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남북관계의 발전이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대중적이고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영역에서 대화와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 취임 이후 북한과 비공식 접촉은 없었다고 한다.

국내 코로나 확진자는 나흘 연속 200명대를 유지하다가 18일 기준 313명이 발생했다. 일상적 공간을 고리로 한 산발적 감염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전문가들은 3차 유행 가능성까지 예측하고 있다. 국내 코로나 확산 와중, 통일부 장관이 북한과의 협력을 언급한 것이다.

한편 이 장관은 북한이 미국 정권 교체기에 도발한 사례에 비춰 이번에 도발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런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북이 이번에는 그런 거친 접근보다 유연한 접근을 할 가능성도 오히려 높게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미사일이나 핵을 가지고 긴장을 통해서 접근하는 방식보다는 식탁 위에 냉면을 차려놓고 유연하게 대화와 협상으로 나오는 것이 더 합리적 접근"이라고 했다.

이어 "통일부 장관으로서 군사적인 긴장보다는 평화회담의 분위기가 많아지는 것을 당연히 원한다"며 "(한미연합훈련은) 북이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피해 나갈 수 있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정세의 여지들은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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