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전 대통령도 언급..."대한민국 교육 기초 닦아, 이는 대단한 일"
"백선엽 장군 애도? 욕 먹더라도 할 말은 또박또박 잘하는 정치인 되겠다"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야...내로남불 하지말고 역지사지하는 정치인의 태도가 꼭 필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민주당에선 이례적으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래지향적 정치인의 사례로 들며 "정치는 미래를 향해야 한다. 선동, 대립, 갈등이 아니라 통합, 설득의 길로, 그리고 문제 해결과 개혁의 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그간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친일', '독재', '적폐'의 장본인으로 규정, 청산해야 할 역사라고 주장해왔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연세대 온라인 강의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이 대통령은 초가집으로 학교 지을 돈도 없던 나라에서 교육이 국민의 의무이고, 무상으로 해야 한다는 걸 교육법에 명시했다. 이는 대단한 일"이라고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그가 '산업 입국'의 길을 닦기 위해 경부고속도로를 깔았다. 그때 대한민국에 바퀴 달린 자동차가 수천 대밖에 안 됐다"며 "(고속도로 필요성을) 국민이 이해 못하고 야당도 반대했다. 그러나 그 고속도로가 깔렸기 때문에 대한민국 수출, 물류 대동맥이 만들어져 10~20년 뒤를 준비했다"고 했다.

공칠과삼(功七過三)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박 의원은 두 전직 대통령의 과도 언급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여러 과오가 많은 분이고, 박 대통령 역시 군사 독재, 반 인권은 정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미래지향적 지도자의 사례로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한 김대중 전 대통령, 정치적 반대를 예상하고도 대연정을 제안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최근 타계한 6.25 전쟁 영웅 고(故) 백선엽 장군에 대해 애도의 뜻을 밝혔다가 민주당 강성 친문(親文) 지지층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일을 떠올리며 "외롭고 힘들고 욕을 먹더라도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또박또박 잘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백선엽 장군의 친일 행적에 대한 과가 있더라도 한국전쟁에서 그가 세운 공을 인정해서 현충원에 잘 모시면 된다"며 "'박용진 너는 친일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냐'는 식의 조롱도 있었는데, 정치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가야 한다"고 했다.

또 "70년 전 (친일 등) 문제는 그것대로 평가하고 기록하면 되는 것"이라며 "미래로 가는 과정에서 과거가 발목을 잡거나 과거 문제로 서로 다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그런데 대한민국 정치가 아등바등 싸움만 하고 있다. 미래에 관한 이야기는 못하고 있다"며 "'토착 왜구다!' '신종 적폐다!' '내로남불한다!'면서 서로 싸우고만 있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그래서 저는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로남불 하지말고 역지사지하는 정치인의 태도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 야당이 하면 잘못됐고, 여당이 하면 잘못됐고, 이런 식으로 서로 싸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끝으로 "그러나 정치의 리더, 공동체의 리더는 그 바르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는 것이 맞는다"며 "(리더는) 기득권, 주류 질서로부터 자유롭고, 포섭되지 않은 사람이어야 된다. 그래야 더 자유롭고 미래 질서에 관해서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의 생각과 소신을 제대로 펼쳐나갈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기존 질서를 통해)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당연히 '쓸데없는 짓 한다!' '빨갱이 아냐?' 라고 욕하게 돼 있는데, (지도자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뚫고 나갈 용기와 소신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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