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이었던 박지선..."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제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겁니다"
"저는 제가 못생겼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이렇게 생긴 얼굴은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잖아요"

개그우먼 고(故) 박지선. (사진=연합뉴스)
개그우먼 고(故) 박지선. (사진=연합뉴스)

개그우먼 고(故) 박지선(36)이 2일 모친과 함께 세상을 떠나 네티즌들을 비롯해 동료 연예인들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생전 박지선의 삶을 대하던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15년 2월 EBS 프로그램 '지식채널e'는 박지선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그의 인생을 동영상에 담았다. 동영상 제목은 '사랑해, 지선아'.

박지선은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난다면?'이라는 질문에 "저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라고 답하는 자존감 높은 학생이었다. 여기에 더해 부모님 속 썩인 적 없는 착한 딸, 선생님 말씀 잘 따르는 모범생이었다. 그는 이처럼 완벽한 학창시절을 보낸 이유에 대해 "그게 학생의 본분이잖아요"라고 담담히 말했다.

박지선은 이후에도 열심히 공부했고,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고려대학교 교육학과에 입학했다. 박지선은 "비로소 목표를 이루었다고 생각한 그때 짜인 시간표대로 살다가 갑자기 들을 수업을 알아서 정하라니까 머리가 하얘졌다. (그래서) 단짝친구랑 4년 내내 시간표를 똑같이 짰다"고 했다.

박지선은 이렇게 대학 4학년이 됐다. 그는 4년 내내 시간표를 똑같이 짰던 단짝친구를 따라 교사 임용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학원으로 향했다. 박지선은 모두가 열심히 공부하던 학원에서 문득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게 맞나? 과연 내가 행복할 때는 언제였지?"라고 자문했다. 그 질문이 박지선을 안내한 곳은 반 아이들 몇몇 모아놓고 웃기는 게 마냥 좋았던 고등학교 3학년의 박지선이었다. 박지선은 "친구들이 웃는 걸 보면 어떤 희열 같은 게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박지선은 스물셋에 '해야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 그렇게 시작된 개그우먼의 길. 박지선은 "무대 위에 섰을 때 행복했어요. 아! 하고 싶은 걸 한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라고 했다.

개그우먼으로 성공한 박지선. 하지만 약간의 시련도 있었다. 일부 대중들이 박지선의 외모를 지적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박지선은 굴하지 않았다. 그는 "저는 제가 못생겼다고 생각한 적 없어요. 독특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생긴 얼굴은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잖아요"라고 웃어보였다. 박지선은 끝으로 이렇게 말했다. "저는 남을 웃길 수 있다는 게 제일 행복해요. 앞으로도 어떤 선택을 하든 제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겁니다."

이처럼 긍정적이고 밝던 박지선이었기에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팬과 동료들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생전 박지선과 절친했던 개그우먼 김지민은 박지선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선아 카톡의 1이 없어지질않아. 한번 더 살펴보지 못해서 미안해"라며 "세월의 핑계로 가끔 안부 물어서 미안해. 지선아 넌 정말 사랑받고있는 여자야 그러니 외롭게 쓸쓸히 떠나지말고 너에 대한 우리 모두의 사랑을 가슴한가득 채워서 가길바랄게. 어머니와 못 나눈 얘기도 다 하고 못 다한 행복도 그곳에선 매일 누리며 살아. 사랑해 지선아"라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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