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기획②]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이건희 후계 선택은 전두환 때문?...유승민측 "사실과 다르다"
[발굴기획②]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이건희 후계 선택은 전두환 때문?...유승민측 "사실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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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작고한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를 오늘날 한국경제의 ‘소년가장’ 노릇을 하는 세계 초우량기업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그를 후계자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세계 초일류기업 삼성의 위상은 실제로 이건희 회장을 빼놓고는 실현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탁월한 선택이었던 셈이다.

“초일류기업 삼성은 이건희 없었으면 실현 불가능”

이건희 회장은 편집증에 가까운 초일류에 대한 집착을 바탕으로 경영 및 기술혁신을 추구해왔다. 1988년 삼성그룹 회장으로서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면서, ‘21세기 초일류기업’을 삼성의 새 비전으로 선포했고 마침내 그 반열에 올려놓았다.

결국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장남인 이맹희 전 CJ그룹 회장(2015년 작고) 대신 3남인 이건희 회장을 후계자로 선택하고 몰아주기 승계를 단행한 것이 ‘신의 한수’가 된 셈이다. 탁월한 선택이 된 것이다.

이 과정에는 잘 드러나지 않은 뒷얘기가 존재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그룹의 적통을 이건희 회장이 이어받게 된 과정, 즉 장남 이맹희 회장의 배제는 1966년 벌어진 이른바 ‘사카린밀수사건’에 장남 이맹희 회장이 연루되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와 더불어 경영능력에 문제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맹희 회장 본인은 자신이 삼성 후계자에서 배제된지 한참 후인 1993년에 발행한 두권의 자서전 (‘하고싶은 이야기’ ‘묻어둔 이야기’)을 통해 뜻밖의 주장을 했다.

“수성천변에서 함께 놀았던 전두환 형제와의 인연 때문에 승계배제”...장남 이맹희의 ‘한’

이맹희 전 회장에 따르면 6·25 전쟁 전후 대구 수성천 변에서 뛰어놀던 또래의 세 사람이 있었다. 1931년생 같은 나이의 이들 중 한명은 대구시 수동(지금의 수성동)에 있는 삼성상회 주인 이병철의 큰 아들인 이맹희 본인, 또 한명은 유승민 전 의원의 선친인 유수호 전 국회의원, 또 다른 사람은 나중에 대통령이 된 전두환이었다.

세 사람은 집안 형편이나 출신은 판이했지만 나이가 같고 집이 근처라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수성천 부근에서 어울려 놀았다고 한다. 그런데 하루종일 어울려 놀다가 점심이나 저녁 밥을 먹을 때면, 나중에 한국 최고의 부자가 되는 이맹희 회장의 아버지, 이병철 회장 집이 아니라 유수호 집에서 주로 끼니를 해결했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유수호 전의원의 집안이 셋중에서 제일 부자였기 때문이었다.

이 만남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있었기에 나머지 두 사람의 인생까지 큰 변화를 겪는다. 유수호 전 국회의원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판사를 하다가 몊가지 판결로 정부에 밉보이는 바람에 재임용에서 탈락하는 비애를 맛본다. 하지만 1980년 정권을 잡은 전두환 전 대통령은 ‘절친친’ 유수호에게 공천을 줘서 국회의원으로 만들고 오늘날 그 아들 유승민 전 의원에 이르기 까지 정치를 가업으로 삼게된다.

이 만남으로 운명이 가장 크게 바뀌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이맹희 전 회장이다. 이맹희 전 회장은 자신이 아버지 이병철 회장의 눈 밖에 난 것은 바로 전두환 전 대통령 때문이었는데 전 전대통령은 이병철 회장에게 어릴적 친구인 자신에 대해 “경영을 맡기면 안된다” “능력이 안된다”는 식으로 끊임없이 폄하했다는 것이다.

이맹희 전 회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렇게 행동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어릴적 대구 수성천변에서 같이 놀던 친구 전두환의 동생 전경환 또한 그 무렵에 같이 뛰어 놀았는데 그 인연이 독이 됐다”는 것이다.

이맹희 전 회장은 “어릴적부터 친구 동생이던 전경환은 몇 대 쥐어박기도 했고 나중에 아버지(이병철)가 회장으로 계시던 삼성 비서실에 전경환을 취직시킨 뒤에도 그런 일이 몇 번 있었는데 이에대해 전두환 경환 형제가 앙심을 품었고, 특히 전두환이 대통령 시절 아버지에게 자신을 깎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회장은 더불어 6·25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학도의용군으로 차출된 친구 전두환이 전쟁터에서 죽지 않도록 아버지 이병철 회장에게 돈을 얻어 헌병대에 주고 전두환을 빼냈다는 주장을 자서전에 넣었다가 나중에 삭제하기도 했다.

이맹희 전 회장의 이런 주장에 대해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아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또 이런 에피소드만으로 후계자가 결정됐다고 믿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가업승계를 놓고 한창 고민하고 결행했을 때가 전두환 전 대통령 집권시절이었음을 감안하면 ‘이건희 삼성’의 탄생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미친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역사는 필연적 요소와 함께 우연적 사건들이 겹치게 돼 있다고 한다. 삼성은 이런 과정을 거쳐 오늘의 일류 기업으로 발전하게 됐다. 전두환 전대통령이나 유수호 전 의원 등은 뜻하지 않은 조연이었던 셈이다.

한편 펜앤드마이크의 이 기사에 대해 유수호 전 의원의 아들인 유승민 전 의원측 관계자는 유수호 전 의원이 이맹희 전 회장과는 친구였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으며 당시 유수호 전 의원의 집안은 부자가 아니었다고 알려왔다.

이상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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