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 26일 펜앤과 전화인터뷰에서 “이미 사망하신 분들 가운데 아낙필락시스로 인한 사망이 존재할 것으로 생각”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연합뉴스)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연합뉴스)

만 62~69세에 대한 무료독감 예방접종이 당초 계획대로 26일부터 시작된다. 정부는 백신과 사망의 인과관계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백신접종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국민우려 등의 이유로 전날부터 사망 등 이상반응의 신고 통계를 매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16일부터 24일 오후 1시까지 48명이 백신 접종 후 사망한 것으로 신고됨에 따라 독감 백신에 대한 국민적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는 26일 펜앤드마이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아낙필락시스(급성 과민반응으로 인한 쇼크) 발생률은 100만 명 중 1~2명꼴”이라며 “2000만 명이 접종했다면 20명 정도는 발생한다는 것이 의학적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독감 예방 접종을 하지 않으면 전국에서 이의 수십 배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국가정책자들은 “더 많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독감주사를 맞으라고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정 교수는 “독감 백신 관련 사망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진실이 아니다”며 “아낙필락시스 쇼크로 인한 사망은 규명이 어렵고 부검으로도 인과관계가 잘 밝혀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정부가 뚜렷한 인과관계가 없다고 하면 그걸로 끝”이라고 했다. 그는 “이것이 통계의 허와 실이며 칼자루를 쥔 사람의 힘”이라며 “펜앤이 아무리 문제를 제기해도 정부는 ‘아니다’며 접종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백신 접종 후 쇼크로 인한 사망은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질병관리청이 이에 대해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정부가 백신으로 인한 사망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가는 나중에 큰 어려움에 닥칠 수 있다. 내가 질병관리청장이었다면 솔직하게 백신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밝히고, 그러나 독감으로 인해 사망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에 접종은 계속해야 한다고 설득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아낙필락시스 쇼크로 인한 사망에 대한 제대로 된 보고가 없었고 통계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아낙필락시스 쇼크를 피하기 위해 백신 접종 후 30분 정도는 병원에 체류하면서 몸 상태를 살피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라도 몸에 이상이 있으면 다시 병원에 돌아와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또한 백신 접종 후 24시간 동안은 과격한 운동이나 여행을 피하고 집에 머물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들어 백신 관련 사망이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백신 문제 등으로 의심 신고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원칙적으로 백신 접종 후 24시간 이후에 사망한 것은 백신과 연관성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아나필락시스로 인해 병원이 아닌 자택에서 사망을 한 경우 부검을 해도 정확한 사인을 발견하기 어렵다며 기 존 사망자들 가운데 아낙필락시스로 인한 사망이 존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중국산 백신 유입에 대한 국민적 우려에 대해서는 “충분히 (위험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 교수는 “식약처가 백신에 오염이 없는지 항원은 충분히 있는지에 대해 검사를 하지만 문제는 전수 검사가 아니라 일부만 검사를 한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고 했다. 이어 “인도와 중국 백신은 100%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들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고 했다.

한편 구자근 의원이 관세청의 수출입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15~2019년) 중국산 백신 수입은 17.2톤 약 167억원, 우리나라의 백신 원료약 자급도는 2018년 기준 26.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원료약의 33%를 중국에서, 9.5%를 인도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감백신을 공급하는 회사는 국내 8개사, 해외 2개사로 총 10개사에 달하는데 이 중 5개사가 백신 원액을 외국에서 받아 생산하고 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다음은 인터뷰 전문(全文).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줄지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24일 오후 1시까지 48명이 백신 접종 후 사망한 것으로 신고됐다. 교수님께서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시는지?

“결론적으로 독감 백신 접종은 계속해해야 한다고 본다. 독감 백신을 금년에 맞지 않음으로써 독감으로 인한 여러 가지 개개인의 건강이상상태뿐만 아니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 나는 3일 동안 예방 접종을 중단하고 재빨리 진상을 조사해서 인과관계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국민들이 안심하고 질병관리청의 권고에 따를 수 있다고 말했고 지금도 변함은 없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버렸다.

질병관리청이 백신 관련 사망자를 더 이상 발표하지 않는 것은 관련 없는 보고가 너무 많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경찰이 변사 원인을 따질 때 독감 백신 접종 여부를 묻고 이를 ‘독감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으로 보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망자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정부 기관의 편의주의적 방식인 것 같다. 제대로 된 인과관계만 신고하도록 하고 권고하고 판단하면 되는 것이다. 결국 금년에 제가 의심스로운 것은 백신의 품질보다는 매년 왔었던 아낙필락시스 쇼크(급성 과민반응으로 인한 쇼크사) 그동안 보고가 덜 됐던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런데 금년에 백신 품질문제 때문에 관심이 증가하다보니 보고가 과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국민들이 알아야 할 것은 백신 접종 100만 명 중 1명 정도는 아낙필락시스 쇼크가 온다는 사실이다. 병원 못 가면 대개 사망한다. 극심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병원에 가면 살 수도 있지만 사망할 수도 있다. 아낙필락시스 쇼크는 국민 2000만 명이 맞으면 20명 정도는 나온다. 그동안 제대로 된 보고가 없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는 통계 자체가 없다. 질병관리청에 바라는 것은 아낙필락시스 쇼크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항상 있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 백신 접종 후 30분 정도 충분히는 병원에 체류할 것을 좀 더 철저히 권유하는 것이다. 그리고 집으로 즉시 돌아가고 집으로 갈 때라도 몸이 안 좋으면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확인해봐야 한다. 또한 24시간 동안은 과격한 운동이나 여행을 하지 말고 집에 머물러야 한다. 이상사태 발생 시 옆에 도와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이런 것을 질청이 솔직하게 잘 밝혀야 한다. 독감 백신 관련 사망이 한명도 없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진실이 아니다. 1~2명이라도 독감 관련 사망 나오면 확률적으로 나온다고 밝혀야 한다. 자동차 관련 사고가 나온다고 자동차를 안 타는 게 아닌 것처럼...그러나 질청은 그렇게는 안 하고 싶은 것 같다. ‘아니다’라고 하고 끝내고 싶은 것 같다.“

-질청은 코로나19 원인규명을 할 때도 확진자가 교회에 갔었다고 말하면 ‘00교회발’로 발표했다. 독감 사망 원인 조사도 같은 방식을 사용한 것이 아닌가?

“그렇다.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사실은 그렇게 다 몰아갈 것은 아닌데... 정부로서는 코로나를 막기 위해서 모이지 말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그렇게 강조한 것이고, 독감 관련 사망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기 때문에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통계의 허와 실이다. 칼자루를 쥔 사람과 바라보는 사람의 힘의 차이다. 펜앤에서 아무리 문제를 제기해도 정부는 아니라고 하고 계속 접종을 할 것. 그리고 아낙필락시스 쇼크로 인한 사망은 규명이 어렵다. 부검을 해도 잘 안 나온다. 뚜렷한 연관성이 없다고 하면 그걸로 끝나는 것. 또한 백신 접종 후 24시간이 지나서 사망한 것은 백신으로 인한 사망이 아니다. 의학적으로 주사를 맞은 후에 24시간 지나서 사망한 것은 백신 관련 사망으로 보기 어렵다. 물론 백신 안에 균이 있어서 앓을 수도 있는데 그런 경우는 괴롭기 때문에 병원에 온다. 그러나 아낙필락시스 쇼크는 급작스러워서 병원에 올 수 없다. 운 나쁘면 사망한다.”

-그렇다면 사망자가 늘어난 이유?

“의심 신고가 늘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 후 24시간 이후에 사망한 것은 백신과 연관성이 없다고 본다. 그러나 문제는 부검도 모두 24시간 이후에 했다는 것이다. 제가 관심있는 것은 백신 맞고 바로 24시간 이내 아나필락시스로 인한 사망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조사를 한 것이 없다. 병원에 오면 확진이 가능하지만 자택에서 사망한 경우에는 부검을 해도 정확한 사인을 발견하기 어렵다. 사망 직전의 혈액이 있어야 한다.”

-백신을 맞으면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백신은 원래 이렇게 무서운 것이었나?

“그렇다. 그러나 확률이 너무 적다. 100만명 중 한명 전후. 사망 안 한다고 정부가 주장했다가는 큰 코 닥칠 수 있다. 내가 본부장이었다면 그렇게 안 했을 것이다. 독감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률을 밝히고 그러나 독감에 걸리면 사망 확률은 더 높아지므로 맞을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코로나의 경우 기저질환이 있어도 사망하면 ‘코로나로 인한 사망’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은 ‘기저질환’이 있었고 ‘뚜렷한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왜 이렇게 태도가 다른가?

“코로나는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이 문제가 있는 경우 사망할 수 있다. 이 경우 간접 선행 사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백신은 바이러스를 맞는 것이 아니다. 단백질에 맞는 것이다. 백신을 맞는다고 독감에 걸리지 않는다. 열이 나는 것은 독감 때문이 아니라 과민반응 때문이다. 아나필락시스 쇼크 아니면 직접 사인은 되기 어렵다. 사망자 중 1~2명은 아나필락시스 쇼크라고 본다. 그러나 증명하기 어렵다. 따라서 의혹만 이야기 하면 국민불안만 촉진하는 나쁜 의사가 될 수 있다. 나도 확신하지만 증거가 없기 때문에.... 질병관리청은 다른 정부기관과 입장 조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기들이 말할 선을 정해놓고 하는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4일 “16일부터 24일 오후 1시까지 48명의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신고됐다”며 “하지만 백신 접종과 사망 간 인과성이 매우 낮아 백신 접종 사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과관계를 못 찾아내는 것이 아닌가?

“‘인과성이 낮다’는 것은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다’는 것의 우회적인 발언이다. 정치인이라면 ‘없다’고 했을 것이다. 국가 전체로 보면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한 10명까지 나올 수 있다. 그런데 독감예방 주사 안 맞으면 10명의 최소한 수십 배가 나온다. 국가정책자로서는 독감주사 맞으라고 할 수밖에 없다. 더 많은 국민 보호하기 위해서다. 여우를 피해서 도망갔는데 호랑이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 백신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구자근 의원이 관세청의 수출입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15~2019년) 중국산 백신 수입은 17.2톤 약 167억원치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백신 원료약 자급도는 2018년 기준 26.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원료약의 33%를 중국에서, 9.5%를 인도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감백신을 공급하는 회사는 국내 8개사, 해외 2개사로 총 10개사에 달하는데 이 중 5개사가 백신 원액을 받아 생산하고 있다.

“충분히 검증을 해야 한다. 식약처 담당일 것이다. 백신에 오염이 없는지 항원은 충분히 있는지... 그러나 문제는 전수 검사는 안 한다는 것이다. 중국산 조기같은 것이다. 따라서 위험은 항상 있다. 인도는 짝퉁을 만드는 대표적인 나라다. 중국도 100%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증거가 없다.”

-이에 반해 의사협회는 국민 불안이 증폭되고 있으니 백신접종을 일주일 간 중단해줄 것을 권고했다. 전문가 의견이 갈리고 있다.

“당초 나는 일주일은 너무 길고 3일만 중단하자고 했다. 3일 안에 부검을 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내가 권고한대로 부검을 빨리 했다. 그리고 괜찮다고 했다. 저는 독감사업은 계속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