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터 방불케 한 대검 국감...여권, ‘윤석열 흔들기’ 총공세
윤석열, 새벽까지 이어진 마라톤 국감에서도 조직수장 무게감 유지
검사들 “직을 걸고 법과 명예 지키려는 검사들 있다”
尹의 “식물총장이다” 발언에...“버팀목이 원래 식물이다” 응원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작심한 듯 소신 발언을 쏟아냈다. 법조계의 예상대로 여권에서는 산 권력을 수사하는 윤 총장을 겨냥한 여러 종류의 의혹을 제기, 공세를 이어갔지만 윤 총장 역시 전방위적으로 이에 대응하면서 양측의 갈등 국면은 계속됐고, 대검 국감은 23일 새벽에서야 끝났다.

대검 국감은 대한민국 여론이 집중된 만큼 싸움터를 방불케 했다. 헌정사 72년에서 유례없는 2차례의 총장 수사지휘 배제, 정권의 입김이 들어간 것으로 여겨지는 4차례의 편향 인사 등으로 윤 총장은 수세에 몰려 있었다. 거기에 윤 총장을 겨냥한 여권의 상식을 뒤엎는 맹공까지 더해졌다. 윤 총장의 휘하 측근들에 대한 억측도 무분별하게 튀어나왔다. ‘한동훈 비호설’에 윤 총장은 “식물총장인 내가 누굴 비호하겠냐”고 밝혔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조직 수장이 여권에 의해 공개적으로 모욕당하는 것을 지켜본 후배 검사들은 전의를 가다듬었다는 후문이다. 검사들은 검찰 내부 전산망인 ‘이프로스’에 게재된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의 ‘총장님을 응원합니다’라는 글에 이날 오전까지 160개가 넘는 응원 댓글을 달았다. 앞서 정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해당 글을 올리고,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궁예의 관심법’에 비유하며 공개적으로 비판, 윤 총장을 지지했다.

한 일선 검사는 댓글로 “도끼로 찍히고, 저격을 당하더라도 외풍을 막아주는 든든한 버팀목의 책무를 완수해달라. 버팀목이 원래 식물이다”라고 밝혔다. “직을 걸고 정치를 하는 검사가 있는 반면, 직을 걸고 법과 명예를 지키려는 검사들도 있다”며 검사로서의 자존심을 지키자는 댓글도 있었다. 전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며 사의를 표한 라임 사건 수사의 지휘책인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의 사퇴의 변에도 100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여기서 검사들은 권력의 개입으로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당한 검찰의 현실을 개탄하면서도, 박 지검장의 사퇴를 만류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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