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묵직한 일보전진에 다수 자랑하던 여당 의원들 진땀 뻘뻘
국감 직전 우려하는 주변에 “할 말은 다 한다. 못할 게 뭐가 있느냐”
다른 기관장들의 “수사 중인 사안이라 답변 어렵다” 레퍼토리 탈피
여당의 터무니없는 태도 지적질, 사과 요구에는 “못 한다” 강경 대응
“임기 마치고 사회와 국민 위한 길 생각해보겠다” 정치입문 암시도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 국정감사에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전례없는 (추미애 장관의) 검찰 인사 학살” 등 소신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2차례 총장 수사지휘 배제, 조직 수장의 수족(手足)을 잘라내는 4차례의 편향 인사 등으로 고립된 윤 총장은 그간 두문불출하며 최대한 말을 아껴왔다. 그러나 국감을 앞둔 전날 검찰 내부에선 “윤 총장이 ‘할 말은 다 한다. 말 못할 게 뭐가 있느냐’며 전의를 가다듬었다”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이날 윤 총장은 여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며 ‘다대일’ 싸움에서 오히려 묵직하게 일보전진(一步前進)을 거듭, 진땀을 뺀 여당 의원들은 끝내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윤 총장의 답변 시간을 1분으로 제한해 달라는 요구까지 했다. 싸움터를 방불케 한 이날 대검 국감 생중계 시청률은 9.91%(오전 기준)였고, 진행은 다음 날인 23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다음은 국감에서 나온 윤 총장의 발언들

▶“중상모략이란 단어는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

(추미애 장관이 국감 전날 “중상모략이라고 검찰총장은 화부터 내기 전에 사과와 성찰부터 말했어야”고 주장하자)

▶“법리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는) 범죄자 말만 믿고 한 것”이라며 의견을 묻자)

▶“팩트를 말한다. 전례없는 인사였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월 인사를 두고 언론에서 ‘검찰총장 측근 대학살 인사’라고 표현했는데 관련해 총장의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묻자

▶“그것도 선택적 의심 아닙니까. 과거에는 저한테 안 그러셨잖아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비난한 데 대해)

*윤 총장이 2013년 11월 국정원 댓글개입 사건을 수사하다가 징계받자,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형! 형을 의로운 검사로 칭찬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과 검찰의 현실이 너무 슬프다”고 썼다

▶“제 능력이 부족해 대형금융 사기범들 신속하게 수사해 피해자 울분을 못 풀어드린 점에는 사과 드린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추 장관이 사과라하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터무니 없는 이야기. 라임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난 2월에 검사를 추가로 파견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휘권 박탈 빌미가 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자필 편지에 따르면 ‘라임 사건'은 검찰총장이 여권은 압박하고 야권은 봐주기한 것이라고 했다"고 질의하자)

▶“영화 ‘1987’이 생각난다. 라인이라는 게 뭔지도 모른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이 ‘라임 사건 검사 술접대 의혹’과 관련해 도표를 보여주며 “이분들 윤석열 사단 아니냐”고 하자)

▶“한동훈 비호? 식물총장인데 누굴 비호하나. 의원님은 누굴 비호하는 것이냐”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채널A 사건’ 연루 의혹을 받는 한동훈 검사장을 윤 총장이 비호했다고 하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압수수색날, 박상기가 선처되겠냐고 물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윤 총장이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조국 전 장관 사퇴를 건의했다는 주장이 있다”고 하자)

▲“무슨 말인지 이해 안 된다. 시기가 다르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JTBC의 오보(誤報)를 근거로 “검찰이 라임 접대 수사해놓고 고의로 숨겨둔 것 아니냐”고 따지자)

▲“제가 그렇게 하고 싶은데, 빠지라고 하니까”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검찰의 라임 접대 수사 뭉개기 의혹 수사할 것이냐’고 대답을 원하자)

▲“사과 못 한다. 사과할 것 같으면 그런 말씀 드리지도 않았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검찰권 남용 의혹을 일방적으로 주장한 뒤 이를 부인하는 윤 총장의 태도를 지적, 사과를 요구하자)

▶“저도 인간.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를 해야 되는지 말아야 되는지 굉장히 번민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조 전 장관 수사를 “검찰이 수사를 통해 정치에 개입한 것”이라고 한 데)

▶“힘이 있는 사람 수사는 굉장히 힘들고 어렵다. 여러 불이익을 각오해야 하는게 맞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실력있는 검사들이 다 좌천됐다”고 묻자)

▶“과거에도 산 권력 수사하면 좌천...부질없다, 편하게 살걸 내가 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산 권력 수사하면 좌천돼느냐”고 묻자)

▶“증권범죄합수단 폐지 반대했다. 공수처 잘될지 의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경제범죄 관련 의견을 묻자)

▶“임기라는 것은 취임하면서 국민들과 한 약속. 압력 있더라도 제가 할 소임은 다 할 생각”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추 장관이) 범죄자들의 편지 하나 갖고 수사지휘권 행사해 총장 권한 박탈하고 있다. 사퇴하라는 압력으로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총장으로서, 검찰에 불리한 선택을 했다는 후회도 든다”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 데 대한 소회를 밝히며)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퇴임 후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 후보로 여론조사까지 되고 있다. 임기 마치고 난 뒤 정치 생각 있느냐”고 묻자)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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