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서 공개한 미사일 등 비판하는 영국·에스토니아에 "내정에 간섭하는 무도한 행동"
文정부, 최근 국제회의서 비핵화 언급 안 해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졌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노동신문은 위 사진을 포함해 신형 ICBM 사진을 약 10장 실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은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졌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노동신문은 위 사진을 포함해 신형 ICBM 사진을 약 10장 실었다. (연합뉴스)

북한이 유엔총회에서 비핵화를 요구받자 내정간섭이라며 크게 반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면서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 언급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17일 VOA(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1위원회(군축·국제안전 담당) 회의에서 영국 대표와 에스토니아 대표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유엔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에 비핵화 조치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북측 대표는 “이는 주권국가의 내정에 간섭하는 무도한 행동으로서 전면 배격한다”며 크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VOA는 북측이 “한반도 핵 문제가 수십년간 지속된 미국의 핵 위협에서 비롯된 만큼 북한은 실질적인 능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북한은 지난 9일 유엔총회 1위원회 연설에서도 한미연합군사훈련, 남한의 미국산 무기 도입 등을 문제 삼으며 “핵 군축이 실현되자면 핵무기를 제일 많이 보유한 핵보유국들부터 그 철폐에 앞장서야 하며 자기 영토 밖에 배비(배치)한 핵무기들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엔 북한이 미국을 직접 겨냥하진 않았지만 미국의 핵우산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풀이가 지배적이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 비핵화보다 대북 사업에 매달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부터 북핵문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한편, 대통령이나 외교부 고위 인사 등의 종전선언 등 ‘평화발언’만 있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북한에 우리 공무원이 피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에까지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 평화의 시작”이라는 언급을 내놨고, 북한은 이로부터 이틀 뒤인 지난 10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대거 공개했다. 국내 뉴스 전문 매체는 북한 김정은의 연설과 열병식 모습 등을 중계하기도 했다.

한편 외교부는 제75차 유엔총회 1위원회 회의 결과를 담아 배포한 1400자 짜리 보도 자료에도 ‘북한 비핵화’나 ‘북한’이란 단어를 싣지 않았다. NPT 회의는 비핵화와 관련한 주요 의제를 다루는 국제회의다. 외교부는 올 2월과 지난해 열린 스톡홀름 회의에선 ‘북한 비핵화’를 언급했지만, 최근 들어 북한 비핵화는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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