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송구....예방접종 재개 방안 신속히 마련하겠다"
정부, 백신 폐기해야 하는 경우에도 대비...사용중지된 물량 500만 도즈 '물백신' 됐을 수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 겸임)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상온 노출' 사고에 사과하며 접종 재개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국가예방접종사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했고, 현장조사와 품질검증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예방접종 재개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백신을 폐기해야 하는 경우에도 대비하고 있다.

정부는 신성약품과 올해 독감 백신 1천259만 도즈(1회 접종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신성약품은 백신 배송 과정에서 냉장차 문을 열어놓거나 제품을 땅바닥에 내려놓는 등 '냉장유통'(콜드체인)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의료계에선 해당 업체가 종이박스로 백신을 운송했다는 것도 문제라며 통상 아이스박스를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신성약품이 아닌 다른 루트로부터 이 같은 신고를 접수한 정부는 예방접종 사업을 지난 21일 밤부터 일시 중단한 상태다. 신성약품은 일부 지역에서 냉장 관리를 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상온노출로 사용이 중지된 물량 500만 도즈가 '물백신'이 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도 안팎의 한낮 상온에 노출되면 백신의 효능 성분인 단백질 함량도 그만큼 줄어든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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