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전·월세 가격 상승과 주거 면적 확대로 주거 관련 지출 상승"

지난 2분기(4∼6월) 국내 가계의 주거 관련 지출이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40조원을 넘어섰다. 임대료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 지출은 최근 전·월세 가격을 제한하는 정부의 규제에도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이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가계의 임대료 및 수도 광열 최종소비지출 총액(명목)은 40조393억원으로, 1970년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첫 40조원을 돌파했다.

임대료 및 수도 광열 지출은 자가 주택에 대한 귀속임대료(자가 소유 부동산에 소유자 스스로가 임대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간주해 산출)와 전·월세, 수도요금, 전기요금, 관리비 등 주거에 드는 비용을 뜻한다.

이 부문의 지출은 작년 4분기 39조1055억원에서 올해 1분기 38조816억원으로 1%가량 감소했으나, 2분기에 3.2% 증가했다. 임대료 및 수도 광열 지출은 통계 집계 이래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면서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이 부문 지출 통계에선 임대료가 절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은은 전·월세가 상승했고 임대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주거 면적 자체도 계속해서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 상황에서 3분기에 가계의 주거 관련 지출이 감소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에 집세가 0.3% 올랐는데, 전세(0.4%)와 월세(0.2%)가 모두 올랐다. 전세는 2019년 3월(0.5%) 이후, 월세는 2017년 2월(0.3%)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한은 관계자는 "임대료 및 수도 광열 지출은 장기간 추세적으로 상승해왔다"며 "정확한 통계는 기초 데이터를 받아봐야 알겠지만, 3분기에도 가계의 주거 관련 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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