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수십여대가 참여했을 것으로 추정...행진 코스 곳곳에 경찰 배치
"추미애 장관은 사퇴해야 한다" 호응하는 시민들 모습도
"차량에도 '9인 이하' 룰 적용하겠다는 당국 이해 못 해"...법적 대응 예고

19일 오후 2시.

서울 동작구 지하철 2호선 사당역 인근에 위치한 한 공영주차장에 차량 십여대가 모여들었다. 아들 서 모 씨의 군(軍) 복무중 휴가 관련 문제로 사회적 질타를 받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차량 행진 퍼포먼스를 벌이고자 하는 이들이 몰고온 차들이다.

차주들은 저마다 ‘엄마가 추미애가 아니라서 미안해’ 등의 항의성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자신의 차량에 붙여놓았고, ‘추미애는 사퇴하라’는 문구가 크게 적힌 깃발을 차량에 내걸었다.

1
19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지하철 2호선 사당역 인근에 위치한 공영주차장에 모인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약칭 ‘새한국’) 관계자들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차량 행진 퍼포먼스를 벌였다.(사진=박순종 기자)

이날 퍼포먼스를 주도한 것은 서경석 목사가 집행위원장으로 있는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약칭 ‘새한국’)이라는 단체. 같은 날 서울에서는 사당역이 위치한 동작구와 서초동 일대 뿐만 아니라 마포구와 도봉구 등지에서도 ‘새한국’ 관계자들이 차량 퍼포먼스를 벌였다. 같은 날 서울 외에도 대구와 부산, 광주 등 ‘추미애 사퇴’라는 표어를 내걸고 차량 행진 퍼포먼스를 벌인 이들은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 목사 등 사당역 인근에서 출발한 이들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을 지나 2호선 서초역과 7호선 이수역을 돌아 다시 사당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시위를 벌였다. ‘새한국’ 측이 서울지방경찰청에 신고한 차량 행진로 코스에는 곳곳마다 경찰 병력이 배치돼 있는 모습도 보였다.

시민들의 호응도 있었다. 퍼포먼스에 참가한 차량으로 접근해 온 어느 차량에 탑승한 이들은 저마다 “추미애는 사퇴해야 한다” “추미애는 나쁜 사람” 등의 표현으로 ‘새한국’ 관계자들의 퍼포먼스가 정당하다는 취지의 격려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 도봉구 쪽에서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했다. 추미애 장관 지지자로 보이는 어떤 이가 자신의 차량을 퍼포먼스 차량 앞으로 몰고 오더니 급브레이크를 밟아 차량을 세운 후 ‘추미애는 사퇴하라’고 적힌 깃발을 빼앗아가려고 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었던 것이다.

1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문구가 적힌 깃발을 내건 차량들이 서울 시내를 행진하고 있는 모습.(사진=박순종 기자)

이날 행사를 평화롭게 마친 ‘새한국’ 측은 오는 26일에도 같은 퍼포먼스를 벌이기로 했다.

펜앤드마이크의 인터뷰 요청에 응한 서 목사는 “오늘 집회는 시범 집회”라며 “다음 주 집회에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서 목사는 또 차량 퍼포먼스를 통제하고자 하는 경찰 측의 불합리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서 목사에 따르면 ‘새한국’ 측은 차량 퍼포먼스는 중국발(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확산과 일절 관계가 없다고 봤지만 경찰 측은 9명 이하로 집회 인원을 통제하라는 서울특별시의 행정 명령으로 인해 집회 참가 차량도 9대 이하로 통제돼야 한다며 퍼포먼스 규모를 제한하려고 했다는 설명이었다.

“당국이 깃발을 단 차량들 사이에서는 바이러스가 퍼지고 깃발을 달지 않은 채 도로를 달리고 있는 차량들 사이에서는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는다고 보고 있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서 목사는 “그런 것 같다”며 “논리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새한국’ 측은 시(市)와 경찰 당국의 불합리한 행정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한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