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 아들 ‘안중근 비교’에는 “아픈데도 군 복무 충실했다는 말 강조한 것”
의원 시절 딸 식당서 정치자금 수백만원 사용 의혹에 “딸 가게라고 공짜로 먹을 수는 없는 거죠”
秋아들 의혹 처음 제기한 당직사병 A씨에는 “이웃집 아저씨”...野 의원에는 "나는 무한 인내...어떤 책임 지시겠나"
檢수사 지연 지적에 “나도 궁금하기 짝이 없다”...“공정은 근거없는 세치 혀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사흘간의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자신 아들의 군 복무 특혜를 부인하면서 내놨던 말들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17일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의혹을 일축하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관련 질의를 내놓는 야권 의원에게 역정을 내는 등의 모습이 전국민에게 방송돼서다.

與의 아들 ‘안중근 비교’에는 “아픈데도 군 복무 충실했다는 말 강조한 것”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의 민원 청탁 의혹 관련 질문에 “나는 (국방부에) 민원전화를 한 적이 없고, 남편도 안 했다고 확인했다”며 “저나 남편은 일로써 바쁘고, 아들 딸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전날(16일) 더불어민주당에서 내놓은 추 장관 아들 서모 씨를 안중근 의사에 비유한 논평과 관련해 “어제 민주당이 장관 아들 관련 논평을 내놨는데 이 내용에 동의하느냐”고 질문했다. 추 장관은 “제 아들을 안중근이라고 비유한 게 아니라, 안중근 의사가 위국헌신 군인본분이라는 글을 남겼는데 그 말처럼 ‘나라에 헌신하는 것은 군인의 본분이다’라는 취지(로 이해했다)”며 “(아들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군 복무에 충실했다 라는 말을 강조했다고 봤다. 황제복무같은 깎아내리기 식 용어를 쓰지 말고 있는 그대로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의원 시절 딸 식당서 정치자금 수백만원 사용 의혹에 “딸 가게라고 공짜로 먹을 수는 없는 거죠”

추 장관의 ‘대정부질문 어록’은 주로 야당 의원들과의 질의에서 나왔다. 이날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추미애, 첫째 딸 운영 식당서 정치자금 수백만원 사용’ 관련 질의를 내놓고 정치자금 사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추 장관은 “의원님도 의원생활 하시니까 겪어보시면 알겠지만, 이런 회계들은 의원이 직접 상관을 하지 않고 이미 몇년 지난 일”이라며 “딸 가게라고 해서 공짜로 먹을 수는 없는 것이죠”라며 역정을 냈다.

추미애 장관이 19대 국회 당시 2014년부터 1년간 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쓴 정치자금 사용 내역. (사진=조수진 의원실)
추미애 장관이 19대 국회 당시 2014년부터 1년간 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쓴 정치자금 사용 내역. (사진=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실)

이에 최 의원은 “(딸 식당에서 후원금을 쓴 것은) 정치자금으로 쓴 거다. 정치자금은 국민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가게 지원이나 딸의 가계에 돕기 위해 거둔 것이 아니다”라며 해명을 요구했다. 추 장관은 이에 기분이 상한듯 “(의원이) 그런 궁금증을 가질 수는 있다. 아픈 기억을 소환해주신 의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秋아들 의혹 처음 제기한 당직사병 A씨에는 “이웃집 아저씨”...野 의원에는 "나는 무한 인내...어떤 책임 지시겠나"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과의 질의에선 서 씨에 대한 의혹을 사실상 처음으로 제기한 당직사병 A씨에 대한 발언도 있었다. 김 의원이 지속적으로 청탁성 전화와 휴가 관련 질문을 내놓자, 추 장관은 “당직병사 A가 제 아들과 같은 중대 소속이 아니고 다른 중대 소속으로 이른바 ‘카더라’ (주장을 내놓는다)”며 “군인들은 같은 중대 소속이 아니면 아저씨라 칭한다 하더라. 그 이웃집 아저씨의 오인과 추측을 기반으로 해서 여전히 야당 쪽에서는 공익제보자라고 하시는데, 공익제보 검증을 거치는 정도는 하셔야 책임있는 자세가 아닐까 한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지금까지 본인과 남편 등이 청탁성 전화를 한 적이 없으며, 지원단장과의 면담일지에 기록된 내용은 야권에서 제기한 내용과 다르다고 부인해왔다. 이날 김 의원이 면담일지와 청탁성 전화 등에 대한 질문을 잇달아 내놓으며 “장관과 장관 남편이 전화 안 했다는 말에 대해 책임질 수 있나”라 묻자 추 장관은 “어떤 책임을 질까. 의원의 억지 주장과 궤변에 대해 책임지겠나? 책임이라는 용어는 그럴 때 쓰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몇 달동안 부풀려온 억지와 궤변에 대해 어떤 책임을 지시겠나”라며 “나는 무한 인내로 참고 있다”고 답했다.

영국 러프버러대학 한인 축구팀 선수들이 2016년 2월 경기장에서 촬영한 기념사진. 뒷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조선일보<br>
영국 러프버러대학 한인 축구팀 선수들이 2016년 2월 경기장에서 촬영한 기념사진. 뒷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조선일보

김 의원 측에서 서 씨 측이 입대하기 몇 달 전에도 축구를 즐겼다는 보도를 근거로 질문을 내놓자 “(아들은) 스포츠경영학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저런 사진은 아마 수도없이 많을 것”이라며 “축구를 했다기 보다...그럼 의원은 며칠의 휴가를 더 받기 위해 하지 않아도 될 수술을 했다는 취지로 질문하는 건가. 의혹 제기를 국정 단상에서 말씀하셔서 국민을 오해하게 하는 데 대해 의원은 어떤 책임을 지실 수 있나”라 되물었다.

檢수사 지연 지적에 “나도 궁금하기 짝이 없다”...“공정은 근거없는 세치 혀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야권에서는 추 장관 아들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가 공정하지 않으며 지나치게 많이 지연됐다고 주장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대정부질문에 나오진 않았지만 오전 당 회의에서 “(먼저) 서울동부지검은 그 사이에 검사장만 3차례나 바뀌고, 8개월 이상 수사 지연되고, 진술을 감추려는 흔적도 드러나서 신뢰가 다 깨졌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9월과 올해 9월 친문 네티즌들이 "우리가 조국이다"에 이어 "우리가 추미애다"를 해시태그하고 실시간 인기 검색어로 만드는 식으로 세 과시에 나선 모습. (사진=sns캡처 및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채팅창 캡처)
지난해 9월과 올해 9월 친문 네티즌들이 "우리가 조국이다"에 이어 "우리가 추미애다"를 해시태그하고 실시간 인기 검색어로 만드는 식으로 세 과시에 나선 모습. (사진=sns캡처 및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채팅창 캡처)

이날 최형두 의원이 “8개월 동안 별 것 아닌 수사를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수사를 지연시켜온 나쁜 검사들을 왜 징계하지 않나”라 묻자 추 장관은 “고발인이 야당 법사위원들이다. 나를 상대로 고발했는데,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 답변을 했으면 수사 개입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수사 지연 이유가) 나도 궁금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야권은 추 장관이 출석한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그의 사퇴와 특임검사 임명을 요구했지만, 추 장관은 이날까지 “서울 동부지검 수사를 기다리겠다” “피고발인 입장에서 답을 할 수 없다”고 하며 응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야권과 시민들을 향해서도 “이것이 공익제보에 근거한 고발이라고 하면서 야당이...저에 대한 고발은 매일 한 두건씩 생긴다. 그걸 다 응해서 출석하면 내 업무는 어떻게 보나?”라며 “공정이 목표이고, 공정과 정의가 국민이 바라는 바다. 공정은 근거없는 세치 혀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게 국민들은 잘 알고 계실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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