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서학(西學) 개미운동'도 늘고 있다...올해 들어 개인 주식 투자금 급증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순매수액, 투자자 예탁금 증가액 단순 집계하면 100조원 웃돌아
유동성 확대에 따른 주식시장 고평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올해 개인 투자자 자금이 국내외 주식시장에 100조원 가까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43조5천564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2조3천764억원을 사들였다. 무려 55조9천327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올해 초 외국인과 기관의 주식 매도에 맞선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행렬은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불렸다. 이제는 개인 투자자들이 활동 반경을 넓혀 해외 주식까지 사들이는 '서학(西學) 개미운동'도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해외 주식 순매수 금액은 135억7천만달러(약 16조원)였다.

2017년 14억5천만달러, 2018년 15억7천만달러, 2019년 25억1천만달러로 서서히 증가했던 해외 주식 순매수액은 올해 급증했다.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 관심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이해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 새 테슬라 한 종목에만 1조원이 넘는 금액을 쏟아부었다.

15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56조6천921억원으로, 작년 말(27조3천933억원)보다 29조2천988억원이나 늘었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성 자금이다.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놨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의 규모가 작년 말 대비 30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렇게 올해 들어 유입된 개인 투자자의 주식 순매수액과 해외주식 순매수액, 그리고 투자자 예탁금 증가액을 단순 집계하면 100조원을 웃돌게 된다.

금융시장 안팎에선 유동성 확대에 따른 주식시장 고평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16일 자본시장연구원 주최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주식시장 가격이 전망보다 좋다 보니 실물과 금융 간 불일치가 있다고 한다"면서 "백신 개발이 연말까지 된다면 좋겠지만, 만약 연기된다면 시장이 실망하면서 자산 가격이 크게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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