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방문서 발언 논란 “김정은, 긴장고조 방지 노력”

판문점을 방문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6일 오전 경기 파주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판문점을 방문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6일 오전 경기 파주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6일 9.19 평양 남북공동선언 2주년을 앞두고 판문점을 방문해 “북측도 나름대로 (9.19남북군사) 합의를 준수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해 11월 서해 창린도 포 사격과 올해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무력도발을 강행해 9.19남북군사합의는 이미 사문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지난 6월 남한 당국에 대북전단 살포 중단 조치를 촉구하며 개성공단 완전 철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 그리고 남북군사합의 파기 가능성 거론한 바 있다.

이 장관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판문점을 찾아 “2017년 한반도에서 전쟁을 이야기하던 일촉즉발의 상황에 비하면 지금은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국민들께서 평화를 보다 체감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정상의 역사적 결단과 합의를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며 “군사적 갈등 상황을 막아내는 장치로써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가 중요한 기능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상호 적대적인 행위를 하지 않기로 한 남북 간 합의를 준수하기 위해 입법과정을 통해 대북전단 문제를 풀고 있고, 한미합동군사훈련도 여러 제반 사항을 고려해서 조정해 시행했다”고 했다.

이어 북측의 “작년 창린도에서 실시한 해안포 사격훈련이나 올해 5월에 감시초소(GP) 총격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북측은 군사합의를 준수하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포함한 협의 채널이 복원되고 허심탄회한 대화가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분명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 보류를 지시한 것은 더 이상의 긴장 고조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수령 1인 독재체제인 북한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김정은의 허가 없이 결코 이뤄질 수 없는 일임을 감안할 때 고의적으로 김정은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진실을 호도하는 측면이 크다. 또한 지난해 11월 창린도 포 사격은 김정은의 직접 지시로 이뤄졌다.

이 장관은 시종일관 미국을 배제한 남북협력에 초점을 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북미가 풀어나가야 하지만 저는 남북이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할 부분도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장관은 “9.19 남북공동선언에서는 남과 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며 “북측도 두 정상의 약속인 남북공동선언의 이행을 위해 화답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 장관은 “코로나 상황이 완화된다면 10월부터라도 판문점 견학과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실을 신속하게 재개할 것”이라며 “판문점에서 소규모 이산가족 상봉도 제의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수해 복구를 자력으로 하고자 하는 북측의 의지는 존중해야 한다면서 “일방적으로 더 많이 가졌으니 도와주겠다는 의지보다는 상호 간 협력 과정이 일상화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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