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러시아의 지방 도시 톰스크에서 首都 모스크바로 향하는 여객기에서 의식 잃어
"나발니가 입에 댄 것은 여객기 탑승 전 공항에서 마신 차밖에 없다"...푸틴 측 공작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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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세이 나발니.(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온 러시아 야당 세력의 지도자급 인물인 알렉세이 나발니(44)가 의식불명 중태 상태에 빠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에 친(親)정부 공작 세력이 나발니에게 독극물을 주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나발니가 서(西)시베리아에 위치한 러시아의 도시 톰스크에서 수도(首都) 모스크바로 향하는 국내선 여객기에 탑승해 이동하던 도중 이상 증상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여객기는 카자흐스탄 국경에서 가까운 러시아의 도시 옴스크에 비상 착륙했다. 이후 나발니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들었다.

나발니와 동행한 측근 중 한 사람은 나발니가 여객기 탑승 전 공항에서 입에 댄 것은 차(茶) 밖에 없었다며 누군가에 의한 독살(毒殺) 기도 가능성을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최강의 정적(政敵)으로 평가받고 있는 나발니는 이전에도 목숨을 잃을 뻔한 사건을 겪은 바 있다. 지난해 7월 푸틴 대통령이 유력한 무소속 후보들의 선거 입후보를 막아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을 때 나발니는 시위 선동 혐의로 체포됐는데, 이때도 수감돼 있던 구치소에서 성분 불명의 화학 물질에 중독돼 알레르기성(性) 발작을 일으켜 병원에 입원해야만 했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사건이 일어난 당일 나발니 씨의 건강 이상과 관련해 우려의 뜻을 잇따라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들 두 정상은 나발니에 대한 지원을 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고 나섰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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