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경축사로 정치권 평지풍파 일으킨 김원웅, 여권 비호 속에서 또 다시...
18일 역사 초청 강연에서 "일본과 미국 편을 드는데 이건 '가짜 보수'"
"미국 때문에 분단됐고 6.25전쟁 벌어져...친일청산도 미국 때문에 못 했다"
심지어 한미동맹도 부정..."미국과 한국은 동맹국이 아니다"
앞장서 김원웅 편 들어준 민주당...이낙연은 "충분히 가능한 발언" 두둔하기도

최근 광복절 경축사로 정치권에 평지풍파를 일으킨 김원웅 광복회장이 문재인 정권의 엄호 가운데서 연일 논란성 발언들을 이어나가고 있다. 김 회장은 오늘도 미국과 일본에 대해 적개심이 가득한 역사관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김 회장은 18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역사 초청 강연에서 "우리나라에서 보수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은 일본 편을 들고, 미국 편을 드는데 이건 '가짜 보수'"라면서 "민족주의를 내세우고 친일 청산을 요구하는 광복회가 '진짜 보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친일·민족반역자를 비호하는 게 보수면 매국노 이완용이 보수의 원조"라며 "그럼 이완용 사망일에 미래통합당은 추모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회장은 한미관계에 대해서도 좌파운동권 사관에 근접한 주장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우리나라는 미국에 의해 분단됐고, 분단된 탓에 한국전쟁을 했기 때문에 전쟁의 구조적 원인은 미국에 있다"면서 "미국과 한국은 동맹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친일청산도 바로 미국 때문에 제대로 이뤄지지 못 했다면서 "맥아더 장군(미군정)이 친일 청산 요구를 공개적으로 묵살했다. 친일파에게 요직을 주고 이를 지적하는 사람은 무조건 '빨갱이'로 몰아갔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 광복절 이후 김 회장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통합당은 친일파들의 대변자인가?","김 회장을 향한 보수 야당 인사들의 망언이 도를 넘고 있다"는 등의 발언과 함께 일제히 김 회장을 엄호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민족 반역의 역사는 100년 전에도, 50년 전에도 지금도 옷의 색깔을 바꿔 입으며 면면히 암약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을 통칭하여 '토착 왜구'라 부른다"라고 야당을 겨냥했다.   

민주당 당권주자들도 김 회장의 발언이 충분히 가능한 발언이라면서 민주당과 대동소이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낙연 후보는 지난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광복회장으로서 그런 정도의 문제의식은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부겸 후보와 박주민 후보도 김 회장의 광복절 경축사를 변호하며 국립현충원 친일파 '파묘(破墓)' 논란에 가세했다. 특히 박 후보는 일부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광복회의 공식 입장은 친일 행적을 표시하거나, 표시를 반대할 경우 이장한다는 것으로 안다. 우리 입장도 다르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방관하긴커녕 오히려 앞장서 부추기기까지 한 결과가 아니겠느냐"는 평가가 나온다. 현 정권 주류 인사들이 김 회장과 함께 공유하는 반일·반미 역사관이 현재 지지율이 추락하는 상황에서 야권을 공박할 '친일 프레임'으로 제격이라는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최근 페이스북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니 다시 '토착 왜구' 프레이밍을 깔겠다는 의도가 보인다"며 "그 경박함이야말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 제일 먼저 척결해야 할 구태"라고 비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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