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부여된 정치적 소명은 우리 당을 진정한 수권야당 반열에 올려놓는 일"
"'김종인 비대위' 출범시키면서 총선 패전 수습...당내 의견수렴 최대화하는데 주안점"
文대통령-민주당 향해선 "'다수의 힘'만 믿고 일방독주하는 것은 민의에 대한 왜곡이자 역사에 대한 반동"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0일간의 행적을 기록한 영상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0일간의 행적을 기록한 영상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4일 통합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역전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한발 한발 걸어가고 있는 저희들에게 이제 비로소 국민들께서 다시 마음을 주고 계시는 것이라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당도 워낙 어려운 상황이라, 저도 지난 5월 8일 원내대표 당선 직후부터 지금까지 쉴 새 없이 달려오다 보니, 어느새 100일이 됐다. 이번 21대 국회를 시작하면서 여야관계의 균형, 민주주의를 지켜가는데 야당의 견제 권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절감해가고 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총선은 우리당으로서는 사상 초유의 참패였다. 1987년 체제 이후 이런 성적표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원내대표 겸 당 대표권한대행으로서 저에게 부여된 가장 첫 번째 과제는 패전을 수습하는 일이었다"며 취임 당시를 돌아봤다.

또 "'김종인 비대위'를 출범시켰고, '50%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여당의 선거법 강행처리에 맞서기 위해 만들었던 자매정당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을 성사시켰다"며 "당의 구성원들과 더불어 난관을 함께 헤쳐가기 위해 의원총회를 매주 상시적으로 가동시켰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끼리 분열하지 말아야 한다. 절박해야 이길 수 있다'는 심정으로 원내대응뿐만 아니라 각종 정책 현안들에 이르기까지 당내 의견수렴을 최대화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서 "176석 거대여당이 '힘과 폭압'으로 야당을 짓누르면서, 1987년 체제 이후 우리가 쌓아 올린 의회민주주의의 관행, 협치, 숙의 민주주의, 여야 합의에 의한 국회 운영, 그 모든 것이 다 무너졌다"며 "그런 상황에서 저희가 상임위 배분에 참여한다는 것도 의미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176석 힘을 가진 거대여당은 국회에서 예산과 입법을 마음대로 처리했다. 중립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조차도 스스로의 정치적 편향성을 감추지 않았다"며 "'장외투쟁이라도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저는 국회를 근거로 싸운다는 원칙을 견지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선 "협치를 하시겠다는 대통령께는, 도대체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협치가 무엇인지 다시 여쭙고 싶다"며 "지난 총선, '여당의 176석'은 엄연한 민의(民意)이고 주권자의 선택이기 때문에 저희로서도 그 결과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다수의 힘'만 믿고 일방독주하는 것은 민의에 대한 분명한 왜곡이자 역사에 대한 반동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지지율을 역전한 것과 관련해선 "저희들은 여론조사라는 것이 오차범위도 있고 조사하는 방법마다 다르기에 어떤 조사에서 저희가 민주당을 추월했다고 환호하지 않는다"라며 "다른 조사에선 아직도 민주당보다 꽤 뒤떨어지는 조사도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다만 저희는 국민들이 우리를 인정해주기 시작했다는 것만 믿고 더 열심히 한다는 각오"라며 "지금까지는 패배주의가 있었다면 지금은 열심히 하니까 알아주시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그것이 앞으로 저희 당이 더 열심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 지지율은 국민들이 하는 여러 정치 행위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결과라고 본다"라며 "많이 내려오고 있다는 점을 청와대나 민주당이 유념해서, 국민들이 왜 지지를 철회하는지, 무엇 때문에 철회하는지 검토를 해서 지금이라도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지 부탁을 드린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끝으로 "저희들은 끊임없이 비판하고 고민하고, 정부여당을 넘어서는 새로운 정책들을 기획하고, 당당하게 싸우면서 협상하는 야당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논리적으로 집요하고 비판적으로 날카로운 야당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제 원내대표 기간, 저에게 부여된 정치적 소명은 우리 당을 진정한 수권야당으로 그 반열에 다시 올려놓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대선 전초전이 된 내년도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을 비롯해 앞으로의 정국 상황에 큰 변수가 될 정치 일정들이 줄줄이 예정되고 있다. 그 길에 우리 당이 승리하는 기반을 닦고 기틀을 만들어가는 원내대표로서의 제 소임을 다해갈 것"이라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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