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많이 해 달라...나라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고, 또 대통령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라"
일부 네티즌들 "대통령이 위기에 빠진 주민을 위로하긴커녕 위로를 받고 온 것 같아...이럴거면 왜 갔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마지초등학교에 마련된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을 방문해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마지초등학교에 마련된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을 방문해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경기 파주시 마지초등학교에 마련된 임시주거시설을 찾아 홍수를 피해 대피한 주민에게 한 말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 주민을 향해 "나라를 위해서, 대통령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주민은 "해드리겠다"고 답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대통령이 위기에 빠진 주민을 위로하긴커녕 되려 위로를 받고 온 것 같다"며 "이럴 거면 도대체 왜 간 걸까?"라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연천군 군남홍수조절댐을 찾아 이곳에서 20분간 머무른 뒤, 임시주거시설이 마련된 마지초등학교 체육관으로 이동했다. 이곳엔 이재민이 아닌 홍수 경보가 발령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대피해 있는 총 35명의 주민들이 있었다.

문 대통령은 최종환 파주시장과 윤후덕(경기 파주갑), 박정(경기 파주을) 의원과 함께 체육관 안에 설치된 텐트를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한 주민이 "성당에 계실 때 많이 봤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고맙습니다"라며 "지금도 묵주 기도하고 계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기도를 많이 해 달라"며 "나라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고, 또 대통령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라"고 했다. 이 주민은 "해드리죠. 누가 안 해요"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고생을 좀 참아 주시면 저희가 최대한 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 주민은 "80년 동안 농사짓고 비가 와도 이런 건 처음"이라며 "물에 수십 번 갇혀도 이렇게 정부에서 (임시주거시설을 마련)하는 건 처음"이라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집보다야 불편하지만 (텐트를) 잘해 놓았다"며 "수고들을 이렇게 많이 해주셨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이렇게 물난리 나는 것도 다 정부 책임"이라며 "말씀을 좋게 해주시니 제가 고맙다.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말'에 조금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을 보듬어야 할 대통령이 홍수 위기에 빠진 주민에게 본인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부탁하는 모양새가 보기에 좋진 않다는 것이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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