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검장에서 수사지휘권 없는 자리로 좌천성 발령
올 2월 윤석열의 기소 지시 뭉갠 이성윤 공개 비판

문찬석 광주지검장./연합뉴스

이성윤(58ㆍ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공개 비판했던 문찬석(59ㆍ24기) 광주지검장이 문재인 정부와 추미애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문 지검장은 지난7일 법무부 검찰 고위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발령받고 사표를 제출했다. 일선 지검장에서 수사 지휘권이 없는 자리로의 좌천성 발령에 사실상 항명성 사의를 밝힌 것이다.

문 지검장은 8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전날 인사에 대해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이런 행태가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이번 검찰인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견을 배제한채 법무장관이 청와대의 재가를 얻어서 한 인사이다.문 지검장의 인사 비판은 추미애 법무장관과 청와대를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검사장은 "전국시대 조나라가 인재가 없어서 장평전투에서 대패하고 40만 대군이 산채로 구덩이에 묻힌 것인가"라며 "옹졸하고 무능한 군주가 무능한 장수를 등용한 그릇된 용인술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문 지검장은 채널A기자 구속 사건에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추미애 장관의 행동도 강하게 비판했다.문 지검장은 "차고 넘친다는 증거는 어디에 있습니까."라며 "그 증거들이 확보됐다면 한동훈 검사장은 감옥에 있어야 한다.검사로서는 결코 해서는 안될 행태를 했다는 것인데,그런 범죄자를 지금도 법무연수원에 자유로운 상태로 둘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역사상 최초로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 감독권을 박탈하는 위법한 장관의 지휘권이 발동됐는데 대상 사건의 실체가 없는 것 같다"며 "이 정도면 사법참사라 할수 있는 것 아닌가.장관께서는 5선 의원과 여당 대표까지 역임하신 비중있는 정치인이시다.이 참사는 누가 책임져야 하나"라고 추 장관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문 지검장은 과거에도 여러번 바른 소리를 해왔다.그는  올 2월 전국 지검장 및 선거담당 부장검사들이 참석한 총선 대책 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회의에서 청와대 선거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 기소를 놓고 “총장 지휘를 따르지 않았다고 하는데, 앞으로 저희 검사장들은 일선 검사를 어떻게 지휘를 해야 하는 것이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문 지검장은 지난해 10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의 비공개 만찬 자리에서도 검경 수사권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18년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문무일 검찰총장 체계에서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맡으며 검찰 입장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를 주도했다. 이 때문에 현 정권 눈밖에 나 있었다는 말이 나왔다.

문 지검장은 검찰 안에서 최고의 금융범죄 수사 전문가로 통한다. ‘여의도 저승사자’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조세 전담부서였던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 서울중앙지검 초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을 지냈다. 서울남부지검 합동수사단 시절에는 ‘증권사범 집중점거반’을 구성해 수배자 중 재범 가능성이 높은 이들을 추적했다.

2017년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 근무 때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 의혹 수사를 전담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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