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대구서 "盧정부가 대구 출신 독립운동가 최다 발굴" 언급과 유사
한국당 "현금 4조원 살포도 모자라 부산 등 돌며 장밋빛공약 남발"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부산신항을 찾아 자신을 "부산의 아들"이라며 지역적 연고를 강조하고, 부산 북항도 방문해 북항 재개발 1단계 사업을 임기 내 마무리하겠다고 공약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신항 3부두에서 열린 '부산항 미래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저는 부산항과 조선소를 보면서 자란 부산의 아들"이라며 "부산항은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은 대한민국 해양수도를 넘어 아시아 해양수도가 될 것이며 철도·공항과 함께 육·해·공이 연계되는 동북아 물류거점도시가 될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신남방 정책의 성공 여부도 부산항 혁신에 달려 있다"고 했다. 

미래비전 선포식에서는 문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래'와 '비전'이라고 적힌 컨테이너 위로 야드 크레인이 '대한민국의'와 '부산항의'라고 적힌 컨테이너를 적재하자 '대한민국의 미래, 부산항의 비전'이라는 글자가 완성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부산 신항에서 열린 부산항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부산 신항에서 열린 부산항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신항에서 36㎞ 떨어져 있는 북항도 방문했다. 북항은 2019년 완료를 목표로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대선후보 시절 두 차례 북항을 방문했던 문 대통령은 이날 당초 신항만 방문하려고 했지만 "북항은 부산항 미래비전의 한 축"이라며 직접 방문을 제안해 세 번째 방문을 하게 됐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북항 재개발 1단계 사업은 노무현 정부 때 기획해 시작됐는데, 착실히 지반을 다졌고 국제여객터미널도 개장했다"며 "속도를 내 제 임기인 2022년까지 마무리하겠다. 노무현 정부가 시작한 일, 문재인 정부가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대구 '2·2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노무현 정부가 대구 출신 독립운동가를 가장 많이 발굴했다"며 노무현 정부의 공을 강조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문 대통령의 이번 부산 방문을 두고 일각에서는 세 달도 채 안 남은 6·13 지방선거를 겨냥한 행보라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방선거와는 무관하며 대통령으로서 참석해야 할 일정"이라고 부인했다.

문 대통령이 부산·경남 지역을 방문한 건 지난 1월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와 밀양 화재 참사 현장, 지난 2월 울산과학기술원 학위수여식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문 대통령이 구태여 노무현 정부 치적에 나선 것은 옛 집권시절 소위 '영남 홀대론'이 표심에도 영향을 준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행보와 관련 자유한국당은 이날 장제원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문재인 정권은 청와대에 들어간 지 불과 10개월 남짓 만에 비서관, 대변인, 행정관 등 청와대 인사 16명을 지방선거에 차출했다. 또한 청년일자리를 만든다는 미명하에 현금 4조원을 지방선거 전에 살포하려고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것도 모자라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 부산을 비롯한 전국을 돌며 장밋빛 공약을 남발한다"며 "문 대통령은 민주당 지원유세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미투운동이 집권세력 전체를 흔들고 있고 안보파탄, 경제파탄으로 인해 불안하기도 하겠지만 공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이 할 일은 아니다"며 "국민들은 지방선거를 통해 위선적이고 무능한 정권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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