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대학 법학부에서 헌법 강의해 온 베니 타이(戴耀廷·56) 준교수에 대해 대학 이사회가 해임 결정
베이 타이 준교수 “대학에서 설 자리 잃게 됐지만 法治에 대한 연구와 교습은 멈추지 않을 것...홍콩 재탄생 위해 도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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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대학 이사회가 베니 타이(戴耀廷·56) 홍콩대학 준교수를 해임했다는 소식이 홍콩 현지 매체 등을 통해 전해졌다. 사진은 베니 타이 준교수의 모습.(사진=로이터)

홍콩 민주화 운동을 주도해 온 베니 타이(戴耀廷·56) 홍콩대학 준교수가 재직중인 홍콩대에서 해임됐다. 이에 타이 교수는 “학문의 자유가 종언을 고했다”는 입장을 냈다.

영국 BBC와 홍콩 현지 매체인 홍콩프리프레스(HKFP) 등 외신에 따르면 베니 타이 홍콩대학 법학부 준교수에 대한 해임이 대학 이사회에서 결정됐다. 타이 교수는 이 대학 법학부에서 지난 1990년부터 헌법 등을 강의해 왔으며, 홍콩 행정장관 선출 직선제 개혁 운동을 이끌어 오는 한편 지난 2014년 중국 본토의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홍콩 행정장관 선거의 후보자를 사전(事前) 심사해 채택하는 방식을 도입한 데 대한 반발로 일어난 ‘우산 혁명’을 주도하기도 했다.

타이 교수에 대한 해임은 이같은 그의 이력에 더해 그가 최근 홍콩 민주파(民主派) 정치 세력의 예비선거를 조직한 데 대한 중국 정부의 압력이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 근거로 홍콩대 교수 등 내부 인사로 구성된 교무위원회는 타이 교수의 해임에 반대했지만 외부 인사들과 홍콩 행정장관이 임명하는 이사회장으로 구성된 대학 이사회가 18대2로 타이 교수의 해임을 결정한 사실 등이 제시되고 있다.

대학 측의 해임 결정에 대해 타이 교수는 “홍콩에서 학문의 자유는 끝났다”며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상대로 해임 결정의 무효화를 구하는 소(訴)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타이 교수는 또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나는 이제 홍콩대학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됐지만, 법치(法治, the rule of law)에 대한 연구와 교습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1, 2년 이내로 일반 대중들에게 법치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책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타이 교수는 “나처럼 홍콩에서의 법치를 재탄생(rebirth)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지원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도움을 요청했다.

한편, 중국 정부의 주(駐)홍콩 연락판공실은 29일 타이 교수의 해임과 관련해 “악(惡)에 대한 처벌이자 정의의 실현”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이례적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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