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10일 예정돼 있던 ‘일본군 위안부’ 관련 조형물 제막식 불발
日 정부 측 거센 반발에 해당 조형물 설치한 식물원 측이 한 발 뺐나?...“외국 정부가 간섭할 이유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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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모(某) 민간 식물원이 설치한 ‘영원한 속죄(贖罪)’라는 조형물이 한·일 양국 간 새로운 ‘분쟁의 씨앗’이 되고 있다. 사진은 해당 조형물.(사진=연합뉴스)

강원도에 소재한 모(某) 민간 식물원이 설치한 ‘일본군 위안부’ 관련 조형물이 최근 한·일 양국 간의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오는 8월10일 예정됐던 해당 조형물의 제막식이 끝내 취소됐다.

‘영원한 속죄(贖罪)’라는 이름이 붙은 해당 조형물을 설치한 것은 강원 평창군에 소재한 한국자생식물원. 속칭 ‘아베(安倍) 사죄상’으로 불리고 있는 이 조형물이 문제가 된 까닭은 ‘일본군 위안부’ 동상을 향해 엎드려 절을 하는 남성에 해당하는 부분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형상화한 것이라는 소식이 일부 언론 등을 통해 전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자생식물원의 원장 김창렬(72) 씨는 지난 25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외에 있는 소녀상들을 비난하고 조롱하거나, 훼손하는 실태를 보면서 단순히 입장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속죄 대상을 확실하게 형상할 필요가 있어 소녀상의 대상을 아베로 상징해 조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일본 언론들도 이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루기 시작했고, 급기야 28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나서서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일 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 등의 표현으로 소위 ‘영원한 속죄’ 조형물 설치에 대한 일본 정부 측 불쾌감을 직접 표출하기에 이르렀다.

본디 오는 8월10일 예정됐던 ‘영원한 속죄’ 조형물의 제막식이 급거 취소된 까닭은 일본 측의 거센 반발이 나온 데 대해 해당 동상을 설치한 식물원 측이 한 발 뺀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원장은 “조형물은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고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국제 예양 측면에서 그같은 조형물의 설치는 용서되지 않는다’는 일본 정부의 지적에 대해서는 “민간 식물원 앞마당에 내 돈으로 개인의 생각을 표현한 것 뿐인데 외국 정부가 간섭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때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일본이)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정중히 사죄한 뒤 새롭게 거듭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래 예정돼 있던 조형물 제막식에는 소설가 조정래 씨, 원혜영 전(前) 국회의원(前 민주당 원내대표), 환경운동가 최열 씨, 이숭겸 신구대학교 총장 등이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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