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추행 사건 침묵으로 비판 받은 서지현, 보름 만에 활동 재개
한국 사회 원망만..."세상은 여전히 지옥임을 실감하는 시간"
피해자와 가해자를 결정내리지 못 한듯..."가해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입장 확인하려는 사람들에 대해선 "평소 여성인권 관심도 없었던 사람들의 정치적 의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검사가 공황장애로 활동 중단을 선언한지 보름여 만에 페이스북 활동을 재개했다. 서 검사는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사실관계가 확인도 되기 전에 입장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원망 섞인 감정들을 드러냈다.

서 검사는 27일 밤 페이스북에서 “다시 출근을 시작했다. 많이 회복되었다 생각했던 제상태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당황스러운 시간이었다”며 “저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말을 하고 페북을 닫았음에도 말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의 쏟아지는 취재요구와 말같지 않은 음해에 세상은 여전히 지옥임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서 검사는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다가 박 시장 성추행 사건에는 침묵하는 자신을 향한 세간의 비판적 시선에 대해 거북스럽다는 심정을 여지없이 보였다. 그는 “가해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제가 가해자 편일리가 없음에도, 맡은 업무 내에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한 상태임에도, 사실관계가 확인되기 전에 공무원이자 검사인 저에게 평소 여성인권에 그 어떤 관심도 없던 이들이 뻔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누구편인지 입을 열라 강요하는 것에 응할 의사도 의무도 없었다“고 했다.

서 검사의 발언대로하면 서 검사는 아직도 박 시장 성추행 사건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를 규정 및 호명하는 데 대해 결정내리지 못 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박 시장에게 성추행 당한 피해자를 지지해줘야 그동안의 활동과도 부합한다는 뭇사람들의 지적은 ‘평소 여성인권에 관심도 없었던 사람들의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시각을 나타냈다.

서 검사는 “저는 슈퍼히어로도 투사도 아니고 정치인도 권력자도 아니다”라며 “공무원으로서 검사로서 지켜야할 법규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저 제가 지켜야할 법규를 지키며 제가 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 내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페이스북을 포함한 대외활동 중단을 선언한 서 검사의 이날 재개 선언에 대해 비판이 이어졌다. 한 변호사는 “철밥통 공무원으로 살게 놔주세요. 휴가도 맘껏 쓰고 페북도 맘껏 하고, 휴가 기간에 인터뷰도 맘껏 하고 영화제도 가지만, 절대 서지현씨는 투사도 정치인도 아니랍니다”라고 냉소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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