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제위원회에 서한 보내...50여 척이 올해 1~5월 불법으로 160만 배럴 정제유 북한에 운송

캘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대사(VOA)
캘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국대사(VOA)

미국 등 40여개 나라들인 북한이 올해 정제유 수입 상한선을 이미 초과했다고 지적하는 서한을 24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보냈다. 이들 국가는 50여 척의 유조선이 160만 배럴의 정제유를 북한에 운송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43개 국가들은 이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북한의 연간 정제유 수입 상한선인 50만 배럴을 이미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들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북한에 반입된 정제유가 약 160만 배럴에 이르며, 56차례 불법 유조선 운송을 통해 이 같은 양이 조달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 선박들이 계속해서 공해상에서 다른 선박들에게 유류 등을 건네받는 ‘선박 간 환적’을 정기적으로 지속하고 있다며, 이 같은 방식이 북한이 정제유를 수입하는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 43개 국가들은 이번 서한에서 대북제재위원회가 북한이 정제유 수입 상한선을 초과한 사실을 공식 확인할 것과 북한에 대한 정제유 판매와 공급, 운송 등을 각 나라들이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유엔 안보리 외교관은 2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43개 국가들이 이번 문제와 관련해 대북제재위원회에 서한을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VOA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비공개 서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다만 미 행정부는 “모든 유엔 회원국이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며 유엔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고 집행할 것을 계속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대북결의를 통해 북한이 수입할 수 있는 정제유의 양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각 나라들이 매월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 러시아는 매월 공식 정제유 공급량을 안보리에 보고하고 있지만 아직 상한선을 넘긴 적은 없다.

이에 대해 미국 등은 북한이 불법적인 방식으로 조달한 정제유가 공식 보고분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도 연례보고서 등을 통해 북한 남포의 유류 항구에 정박하는 유조선 등의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연간 상한선을 초과한 양의 정제유가 북한에 유입되고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 등이 북한의 불법 정제유 조달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에 서한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와 2018년에도 비슷한 요구 사항을 담은 서한을 보냈지만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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