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직원들, 제3의 인물이 KBS에 의문의 녹취록 전해준 정황 일부 공개
사내 시스템에서 '오보 방송'관련 정보 모두 삭제돼...직원들 "사건 전말 확인하고 증거도 확보"
"녹취록 내용 왜곡해 전해주고 리포트 방향 설정해준 '외부 인물'있다면 누구인가"

KBS의 이른바 '검언유착' 오보방송에 대해 외부인이 개입해 보도를 청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울러 KBS 뉴스 리포트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사내 시스템에서는 해당 보도에 대한 정보가 모두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KBS<뉴스9> 검언유착 오보방송 진상규명을 위한 KBS인 연대서명’에 참여한 KBS 직원들(이하 KBS직원들)은 22일 'KBS는 <청부보도> <여론조작>브로커에 놀아났나? 양승동 사장은 즉각 진상조사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18일 'KBS 뉴스9'에서 보도된 '“유시민-총선 관련 대화가 ‘스모킹건’”…수사 부정적이던 윤석열도 타격'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현재 'KBS보도정보 시스템'에서 삭제됐다. 'KBS보도정보 시스템'는 KBS 기자들이 접속권한을 부여받아 기자들이 리포트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에 대해 KBS직원들은 "우리는 복수의 관계자로부터 7월 18일 사회부에서 벌어졌다는 사건의 전말을 확인했고 증거도 확보했다"며 "'직무상 취득한 사내 영업 비밀' 일 수도 있는 민감한 정보를 개인이 공개할 경우 사규 상 부적절할 수도 있다는 법률적 자문검토를 수용해 노동조합과 공익단체 몫으로 남겨두고 있다"고 전했다.

또 채널A 전 기자가 공개한 녹취록과 KBS가 왜곡 보도한 녹취록이 다른 내용으로 드러나 KBS가 어떤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했는지 확인해야 하지만 관련 정보가 모두 삭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KBS 직원들은 KBS가 입수한 의문의 녹취록은 외부로부터 전해받은 것으로 의심된다며 리포트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역할을 한 '외부 인물'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날 외부인으로 의심되는 제3의 인물이 KBS에 의문의 녹취록을 전해준 정황이 담긴 파일 중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제3의 인물 발언]'이번 총선에서 어찌됐든 야당이 승리하면 총장한테 힘 실리고 현 정부는 레임덕이 오고 이런 구도를 짜고 간거야' → [KBS 보도]'총선을 앞두고 보도시점에 대한 이야기도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제3의 인물 발언]'언론권력과 검찰권력이 짜고 일반 민심을 한쪽으로 오도시켜서 판세를 뒤집으려 한 거거든 일반 강요미수가 아닌 거지' → [KBS 보도]'법원이 이 사건을 단순 강요미수가 아니라고 본 이윱니다' 
[제3의 인물 발언]'그런 뉘앙스는 있지만 워딩이 정확이 기억이 나지는 않지' → [KBS 보도]'KBS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기자는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총장에게 힘이 실린다는 등의 유시민 이사장관련 취재 필요성을 언급했고'

KBS가 실제 녹취록이 아닌 제3의 인물이 주장하는 녹취록 내용을 토대로 기사를 작성해 오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KBS직원들은 "이번 리포트가 방송되는 과정에서 녹취록의 내용을 왜곡해 전해주고 리포트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역할을 한 '외부 인물'이 이었다면 누구인가? 정치권 인사인가, 검찰 인사인가, 아니면 정치 브로커인가"라면서 "아니면 KBS 취재진이 아닌 제3의 인물들끼리 나눈 '대화 녹취록'을 넘겨받아 기사를 작성했나"라고 반문했다.

KBS직원들은 "KBS 뉴스제작 과정의 배후에서 어른거리며 여론조작 및 뉴스 청부공작을 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는 제3의 인물이 누구인지 국민들에게 밝히라"면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아울러 "KBS 보도책임자 가운데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는 그 누군가는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높다"며 "디지털 흔적을 삭제하기 위해 KBS 뉴스기록을 삭제 조작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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