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고소인 찾아내겠다"며 2차 가해 우려 증폭...여성 피해자는 정신과 치료 중
민주당 '님의 뜻 기억하겠습니다' 현수막...진중권 "잊지 않고 계승하겠다니 성추행 이어질 것 같다"
집합금지명령 내렸던 서울광장...분향소 설치 이후 인파 몰려 고성 오고가기도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가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지는 것을 시작으로 박 시장을 경찰에 고소한 사람을 협박하는 발언이 난무하는 등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인터넷상에는 박 시장이 성추행 의혹 속에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며, 일부 네티즌들이 해당 고소인을 찾아내겠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2차 가해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특히 관련 글을 통해 이번 사건과 무관한 한 서울시 직원 사진이 유포되면서 공격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서울시는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친여권 인사들의 발언도 논란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취재진으로부터 "고인에 대한 의혹을 당 차원에서 대응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예의가 아니다"며 역정을 내자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뭇매를 맞기도 했다. 박 시장을 전날 고소한 여성 피해자는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 앞 분향소를 마련해 대규모 장례를 치르는 것도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장 출신인 서병수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교회의 구역예배나 밥 한 끼 먹는 모임조차 기어코 막겠다면서 정작 시청 앞에 분향소까지 마련해서 대규모 장례를 치르겠다는 발상은 고인을 욕보이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망인에 대한 예의와는 별개로 권력형 성폭력에 대한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며 "고소인에 대한 2차 피해는 없어야 한다. 일부 누리꾼들이 피해자의 신상을 털어 올리는 데 분노한다"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한편 민주당은 가로 9m, 세로 3m이며, 꽃 9500송이로 장식돼 있는 시청 앞 분향소 주변에 '님의 뜻 기억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까지 내걸어 갈등을 키우고 있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이 현수막을 찍은 사진을 올리고 "잊지 않고 계승하겠다고 하니 민주당 지자체장들의 성추행,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 같다"며 "이건 기릴 만한 사건이 아니라 언급하기도 민망한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분향소 설치 이후, 주변에선 서로 엇갈린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얼굴을 붉힌 채 대치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2월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광장 등 도심지역 집합금지명령을 내린 바 있으나, 분향소 설치로 인해 인파가 몰리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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