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리는 지금 북한과 꽤 잘하고 있어...긍정적인 뭔가가 나오길 기대”

미국의 외교 수장(首長)인 국무장관의 갑작스러운 경질로 미북(美北)정상회담이 연기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지명자의 상원 인준 절차가 끝날 때까지 미북정상회담이 지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대북(對北) 강경파인 폼페이오 지명자가 미북정상회담 예정 시한인 5월 말 전까지 국무총리 인준 절차를 마치고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하려면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NYT는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통상 상원 인준에 여러 주가 걸리는 데다 아직 백악관이 인준 절차를 시작하기 위한 서류 작업도 끝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폼페이오 지명자는 정직 임명 전까지 북한 외무상과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공식 접촉할 수 없어 차질이 예상된다고 NYT는 지적했다.

또한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이 중개한 미북정상회담을 공식 확인하지 않고 미국과 직접 외교채널을 가동하고 있지 않는 점도 지연설의 근거로 제시된다.

워싱턴포스트(WP)도 전문가를 인용해 미북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제기했다.

에런 데이비드 밀러 우드로윌슨센터 부소장은 WP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5월로 예정된 미북정상회담이 6월이나 7월로 미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미북정상회담 준비를 대부분 주도하고 있으나 상급자인 허버트 맥매스터 NSC 보좌관도 조만간 경질될 것이란 루머로 어수선한 상태다.

이번 미북정상회담의 무게를 고려할 때 두 달도 안 되는 준비기간은 턱없이 모자라다는 지적도 있다.

WP는 “일반적으로 정상회담 전 많은 예비회담을 통해 회담 테이블의 크기와 모양에서부터 모든 부분을 사전에 조율하며, 미북회담엔 한국과 일본, 중국 등 관련국과의 협의도 필요하다”며 “(준비에) 적어도 몇 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과의 만남이 예정된 5월 중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와 관련된 중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지연설에 힘을 싣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란 핵합의를 파기하고 제재를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따라서 정말로 이란 핵합의가 틀어질 경우 북한과 대화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강조하는 틸러슨 장관이 너무 많은 양보를 할까봐 우려해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폼페이오로 바꿨다”고 보도했다. WP는 “폼페이오 지명자가 회담의 의제와 성격을 세팅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보다 더 많은 권한을 그에게 위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 소재 미라마 해군기지를 방문해 “우리는 지금 북한과 꽤 잘하고 있다”며 “매우 긍정적인 뭔가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장병들에게 한 연설에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미 해병대가 참전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미국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며 어떤 일에도 준비가 돼 있지만 남북한 모두와 전 세계 그리고 미국에 매우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전쟁 당시 위협이 닥쳐 장진호에서 모든 악조건과 맞서 싸울 전사들이 필요했을 때 미 해병대가 부름을 받았었다”며 “당시 참전했던 해병대원들은 얼어붙은 장진호의 전설들”이라고 말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