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들어 늘어난 대미 로비 자금에도 불구, 美와 다른 대북 인식으로 오히려 갈등만 조장
삼성의 대미 로비 자금도 2017년부터 급증...2018년, 2019년도 역대 최고 수준

출처: www.opensecrets.org

우리나라가 미국을 상대로 가장 많은 로비 자금을 공식 지출한 나라로 알려지면서 그 이유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 정치 자금 추적 시민단체인 책임정치센터(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 CRP)에 따르면 한국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 총 1억6551만8893달러를 대미 로비 자금으로 지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6년과 비교하면 2017년부터 대미 로비 자금이 급격히 늘면서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무엇을 추진하려 했는 지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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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은 1일 "문재인 정부가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해 미국을 상대로 어마어마한 금액을 들였다고 본다"며 "나아가 지난 싱가포르 회담의 날짜 등 국내 정치를 고려한 일정 조율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 의심한다"고 말했다.

주미한국대사관에서 공사를 지냈던 한 전직 외교관은 "같은 기간 로비 지출 금액 2위와 3위인 일본과 이스라엘이 미국과 돈독한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은 한미 관계와 미·북 관계 조율에 모두 실패했다"며 "국민 세금으로 헛돈 쓴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대미 로비를 통해 대북제재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의 기본 전략과 일치하지 않기에 전 세계 1위 로비 자금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갈등만 조장시킬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의 국제외교에 대한 미 백악관의 평가는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그는 회고록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대해 "정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정신분열적인 생각(schizophrenic idea)을 보여줬다"는 등의 원색적인 비판까지 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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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로비 자금과 관련해 정부 부문을 제외한 민간 부문으로 분류된 기관은 코트라, 한국관광공사,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한국개발원(KDI) 등이다. 이들은 사실상 한국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는 기관으로 공식적으로 집계 가능한 기관들이다.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국내 대기업들의 대미 로비 자금도 2017년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삼성은 2017년 삼성전자(341만달러)와 삼성물산(9만달러)의 현지법인과 로펌 등을 통해 총 350만달러의 로비자금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 164만달러(17억6800만원)보다 2배 이상이며, 역대 최고치였던 2015년 168만달러(18억1000만원)를 넘어선 금액이다.

이후 삼성은 2018년, 2019년에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로비 자금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순히 무역을 위한 로비가 아닌, 한국 정부를 대신해 트럼프 행정부에 자금을 지출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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