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전통 텃밭인 광주·전라, 대구·경북은 '내부 공천경쟁' 치열
'미투·의원출마 자제'로 서울시장 與 경선 3파전…野 아직 '안갯속'
경기도·인천시는 한국당 현직 단체장 對 민주당 도전자 가능성
제주는 與 도전자 몰려드는데 원희룡 現지사 출마 당적 불투명

전국 시도(市道)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 광역및 기초지방의회 의원을 뽑는 6·13 지방선거가 90일 앞으로 다가왔다. 15일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공직자들의 공직사퇴 시한이기도 하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가장 관심이 높은 17개 광역단체장(시도 지사) 선거 대진표의 윤곽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충청남도지사 후보군에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 폭로의 직격탄이 떨어지면서 경선 판도를 뒤흔들었을 뿐만 아니라, 여론조사업체가 발표한 지지율에 따라 여권(與圈) 절대 우위로 점쳐지던 선거 분위기에도 다소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집권세력의 잇단 '헛발질'과 실정(失政)에도 불구하고 이에따른 반사이익을 야권이 누리지도 못하고 있다.

여야 거대정당 간 현역의원 출마 자제 방침으로 공직자 사퇴시한을  앞두고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의 불출마 선언 등 후보군을 좁히는 변수가 나타나는 것은 물론 추후 각당 지도부의 '전략공천'의 향배 등이 고려 대상이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경선 후보군인 박영선 의원, 우상호 의원, 박원순 현직 서울시장.(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경선 후보군인 박영선 의원, 우상호 의원, 박원순 현직 서울시장.(사진=연합뉴스)

지방선거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인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여당인 민주당은 정치권 미투 폭로의 영향으로 사실상 3파전으로 좁혀졌다. 비문(非문재인)계 박원순 현역 시장과 박영선 의원, '친문(親문재인)·전대협 라인' 우상호 의원까지 3명이 민주당 경선 후보군으로 자리잡고 있다.

서울시장 출마를 예고해 온 '문재인 정부 1호 특별사면 정치인' 정봉주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이날 복당 심사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병두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의 포석으로 출판기념회를 연 지 하루 만인 지난 10일, '노래방 강제 성추행' 미투 폭로 보도 직후 국회의원 사직서를 제출했다. 

서울시장 출마 채비를 해왔던 전현희 의원도 이보다 앞선 8일 불출마를 선언한 것까지 포함하면, 후보군이 일주일도 안 돼 절반으로 줄은 셈이다. '생존자' 중에서도 박영선 의원은 지난달 중순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 '특혜 응원' '갑질' 논란으로 한 차례 곤욕을 치른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한때 홍정욱 헤럴드 회장이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지만, 홍 회장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주춤했다. 이와 함께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교안 전 대통령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이들 모두 공천 신청에 나서지 않았다. 15일부터는 '제1호 헌법연구관'이자 호남출신으로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를 지낸 이석연 전 법제처장 영입을 지도부가 고심하고 있다는 설도 나온다. 지방선거 공천신청을 마감한 가운데 이들을 포함한 유력한 외부인사들이 등판하려면 전략공천 외의 수단은 없는 셈이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제19대 대선 3위 후보이자 바른정당·국민의당 합당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안철수 전 대표의 차출론이 계속 나온다.

상단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6·1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군인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과 전해철 의원. 하단은 자유한국당 경기도지사 후보군의 일원인 남경필 현 경기도지사.(사진=연합뉴스)
상단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6·1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군인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과 전해철 의원. 하단은 자유한국당 경기도지사 후보군의 일원인 남경필 현 경기도지사.(사진=연합뉴스)

경기지사와 인천시장의 경우 한국당 소속 현역 단체장과 민주당 후보간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군은 비문계이자 19대 대선 경선 3위후보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친문계 핵심 '3철'의 일원인 전해철 의원으로 좁혀져 있다. 양측을 빗대어 '인지도와 조직력의 대결'이 벌어질 것이라는 게 주된 관측이다.

또 인천시장 후보군은 친문계로 분류되는 박남춘 의원, 정세균 국회의장의 비서실장과 국회 사무총장을 역임한 김교흥 전 의원,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당은 인천시장 후보로는 유정복 현 시장을 사실상 낙점했고, 경기지사로는 남경필 현 지사가 유력하게 검토되는 가운데 남 지사에 대한 우파성향 유권자들의 비판이 적지 않아 부장검사 출신 김용남 전 의원과 박종희 전 의원이 경선에 도전했다. 바른미래당은 문병호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수도권 광역단체장 3곳을 놓고 선거 연대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상단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6·13 지방선거 충남도지사 경선 후보군인 양승조 의원과 복기왕 전 아산시장.(하단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충남도지사 차출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인제 전 의원과 이완구 전 국무총리.(사진=연합뉴스, 이완구 전 총리 측)
(상단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6·13 지방선거 충남도지사 경선 후보군인 양승조 의원과 복기왕 전 아산시장.(하단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충남도지사 차출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인제 전 의원과 이완구 전 국무총리.(사진=연합뉴스, 이완구 전 총리 측)

충남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현직 여비서 등 성폭행 폭로 확산으로 돌연 지사직을 사퇴한 이래 지역 선거판이 출렁이고 있다.

당장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대변인' '안희정의 친구'를 내걸고 충남지사에 도전한 박수현 예비후보가 안희정 파문에 불륜 의혹 당사자로 도마 위에 오르면서 '추미애 지도부'로부터 사퇴 권고를 받았다. 

강력 반발했던 박수현 후보는 14일 당 지도부와 한번 더 면담한 뒤 결국 사퇴를 결정했고, 민주당 경선은 '안희정 파문'을 간신히 피한 양승조 의원과 복기왕 전 아산시장 양자 대결로 좁혀졌다.

양승조 의원은 '박수현 불륜설' 폭로의 배후라는 추가 의혹제기에 휩싸인 데다 현역 의원이라는 점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고, 복기왕 전 시장은 친문·전대협 라인의 일원으로서 충남 선거판의 '복병'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충남 선거판에서 공세적 위치를 점하게 된 한국당에서는 정용선 전 충남지방경찰청장(세한대 경찰소방대학장)이 유일하게 공천을 신청한 가운데 6선 의원을 지닌 이인제 전 의원과 이명수 의원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당초 당내에서는 전국적 인지도가 있는 이인제 전 의원에 일단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으나, 14일 민선 4기 도지사이자 3선 의원 출신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1대 조부 이광윤 선생의 사당을 참배하는 사실상 정치행보를 재개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민주당 충북지사 후보를 놓고는 이시종 현직 지사에 오제세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경선이 진행되는 모습이다. 한국당은 충북지사 추가 도전자가 나오지 않으면 유일한 공천 신청자인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이 본선에 등판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에서는 한국당 제19대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했던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청년위원장이 당적을 바꿔 출사표를 던졌다.

대전시장을 놓고 민주당에서는 이상민 의원,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 박영순 전 청와대 행정관, 정국교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박성효 전 대전시장과 육동일 충남대 교수, 박태우 블룸버그TV 코리아 논설위원 등이 공천을 신청했다.

이밖에 세종시의 경우, 민주당은 이춘희 현 시장이 재선에 도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국당에서는 박종준 코레일 감사와 유한식 전 세종시장, 최민호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등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강원도지사 선거는 민주당에서는 최문순 지사의 3선 도전이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한국당에서는 정창수 전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6·13 지방선거 광주광역시장 후보군인 강기정 전 의원, 윤장현 현직 광주시장, 이용섭 전 대통령직속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6·13 지방선거 광주광역시장 후보군인 강기정 전 의원, 윤장현 현직 광주시장, 이용섭 전 대통령직속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6·13 지방선거 전남도지사 후보군인 김영록 전 해양수산부 장관, 신정훈 전 청와대 농어업비서관, 노관규 전 의원.(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6·13 지방선거 전남도지사 후보군인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신정훈 청와대 농어업비서관, 노관규 전 의원.(사진=연합뉴스)

여야 정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불리는 광주·전라, 대구·경북 단체장 선거를 놓고는 여야 경쟁보다는 내부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 과거와는 다른 변수들은 있지만 결국은 지역 특성상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유효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민주당 텃밭인 광주에서는 윤장현 현직 시장과 강기정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자문위원장, 민형배 광산구청장, 양향자 당 최고위원, 이병훈 광주동남을 지역위원장, 이용섭 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최영호 남구청장 등이 경선 준비 중이다.

전남지사는 이개호 의원이 불출마했지만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신정훈 청와대 농어업비서관, 노관규 전 순천시장, 민주당 입당-전남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장만채 전남 교육감까지 4파전이 예상되고 있다.

김영록 장관은 공무원이 입후보하기 위해서는 선거일 90일 전까지 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제53조 1항에 따라 14일 취임 8개월만에 장관직을 내려놨으며, 현직 공무원 신분인 다른 출마 예정자들도 15일까지 사퇴해야만 한다.

옛 국민의당에서 '호남 좌파' 의원들 중심으로 분화된 민주평화당의 경우 장고를 거듭 중인 박지원 의원의 출마 여부가 선거 판세를 좌우할 변수로 간주된다. 

전북지사의 경우 송하진 현직 지사와 김춘진 전 의원간 대결 구도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대구광역시장 출마 후보군인 권영진 현 대구시장,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재만 전 중앙당 최고위원,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대구광역시장 출마 후보군인 권영진 현 대구시장,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재만 전 중앙당 최고위원,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경북도지사에 도전하는 김광림 의원, 박명재 의원, 이철우 의원,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6·13 지방선거 경북도지사에 도전하는 김광림 의원, 박명재 의원, 이철우 의원,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사진=연합뉴스)

한국당의 대구·경북 경쟁 열기도 만만치 않다.

'우파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 행정을 맡을 대구시장에는 권영진 현 시장, '박근혜 정부 마지막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인 김재수 전 장관, 당 최고위원을 지낸 이재만 전 동구청장, 이진훈 전 5·6대 수성구청장 4인이 공천 신청을 한 상태다. 당초 권 시장이 유력한 후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지만 풍부한 행정 경험을 지닌 김재수 전 장관이 뛰어들면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탄핵 정변'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씌워진 각종 거짓과 선동의 실체가 하나씩 드러나면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여론이 점차 커지는 것이 '신의'를 중시하는 대구시민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눈여겨봐야 할 변수다.

경북지사 선거에는 현역 의원 중에서만 김광림 박명재 이철우 3인이 출사표를 던졌고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도 도전장을 냈다. 한국당은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11일 사이 여론조사를 포함한 경선 일정을 진행해 최종 후보를 결정할 방침이다.

 

대구·경북과 같은 영남권이지만 과거보다 보수 표심이 옅어진 부산·경남은 서울보다 더 주목받는 격전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현역 의원 출마 자제 요청에 따라 현역 의원인 김영춘 해앙수산부 장관이 지난 11일 불출마를 선언, 박재호 의원도 12일 출마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부산시장 경선은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의 양자 대결로 좁혀졌다.

(왼쪽부터) 6·13 지방선거 부산광역시장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자유한국당 소속 서병수 현 부산시장.(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6·13 지방선거 부산광역시장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자유한국당 소속 서병수 현 부산시장.(사진=연합뉴스)

한국당에서는 부산시장에 서병수 현직 시장이 유력한 후보로 검토되는 가운데 박민식 전 의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초 친홍(親홍준표) 인사로 분류되던 이종혁 한국당 전 최고위원은 서병수 시장 전략공천 가능성에 반발한 듯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추가적인 '보수 표 분산'의 변수가 됐다.

경남지사의 경우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인 김경수 의원의 차출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왼쪽부터) 6·13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출마 후보군인 자유한국당 소속 윤한홍 의원,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수 의원.(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6·13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출마 후보군인 자유한국당 소속 윤한홍 의원,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수 의원.(사진=연합뉴스)

한국당에서는 경남지사 후보로 윤한홍 박완수 의원이 거론된다. 윤한홍 의원은 홍준표 당대표의 측근으로, 홍 대표의 경남지사 재직 시절 행정부지사를 지냈다. 박완수 의원은 창원시장 출신이다. 공천 신청자 중에서는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김영선 전 4선 의원, 안홍준 전 3선 의원 등 무게감 있는 정치인이 눈에 띈다.

(왼쪽부터) 6·13 지방선거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 도전할 것으로 점쳐지는 바른미래당 소속 원희룡 현 제주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출마 후보군인 문대림 전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6·13 지방선거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 도전할 것으로 점쳐지는 바른미래당 소속 원희룡 현 제주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출마 후보군인 문대림 전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사진=연합뉴스)

이밖에 제주지사를 놓고는 바른미래당 원희룡 지사와 민주당간 경합이 예상된다. 원희룡 지사의 경우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적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김우남 전 의원과 문대림 전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 강기탁 변호사,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 등의 경선이 예상된다. 한국당은 김방훈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가 공천을 신청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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