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대 적자 위기에 놓인 공영방송 KBS가 직원 1000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KBS 내에서는 사측이 책임을 회피하고 노동자에게 고통을 떠넘기고 있다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24일 비공개로 열린 KBS 이사회에 제출된 경영혁신안에 따르면 KBS의 지난달까지 올해 광고 수입 누계는 794억원으로 목표대비 355억원이 부족하다. 또 지난달 말 기준 당기손익은 320억원 적자, 사업 손익은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손실은 1000억원, 당기손실은 150억원으로 예상됐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경우 각각 1200억원, 400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KBS는 전망했다.

이에 KBS는 주요 중장기 대책으로는 2023년까지 직원 1000명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사측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대규모로 채용했던 인력이 퇴직하는 '자연 순감'에 더해 연 100명을 의도적으로 감원하겠다는 계획이지만 100명 감원 방법에 대해서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 외에도 사측은 노조와의 임금협상을 통해 성과급제와 성과평가시스템 등을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고, 아울러 인력 재배치와 안식년제 활용 등도 대책으로 제시됐다. 

이러한 사측의 대책에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KBS노동조합(1노조)는 25일 '1000명 감원? 노동자가 뭘 잘못했습니까?'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양승동 체제의 무능 경영에 대해 투쟁하지 않으면 양승동아리는 책임을 회피하고 노동자에게 고통을 떠넘기기 위해 인력구조조정이라는 악수를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과반노조라고 하는 본부노조(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KBS본부)가 침묵하고 있는 사이, 노동자들은 이제 고용이 위협당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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