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
양승동 KBS 사장

공영방송 KBS가 전직 간부를 포함한 5명에 대해 'KBS 기자협회'의 정치 편향성을 지적한 성명을 작성했다는 이유로 중징계를 내려 '보복 징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직원 3명에 대해 정직과 감봉의 중징계를 내렸다.

25일 KBS 노동조합, 공영노조는 성명을 통해 정직 처분을 받은 A 전 라디오 국장은 20년 넘게 일한 작가를 교체하려는 모 PD를 다른 프로그램에 배정한 것과 4년 전 정치적 편향을 우려해 한완상 전 부총리의 라디오 출연을 무산시켰다는 이유로 정직 4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고 밝혔다.

#"20년 넘게 일한 작가를 교체하려는 모 PD를 다른 프로그램에 배정했다"

KBS노동조합(1노조)에 따르면 A 전 국장은 “모 프로그램 담당 피디가 팀장으로 승격하자 해당 프로그램에서 20년 넘게 활동하던 작가를 방송도 해보기 전에 교체하려고 했으며, 피디의 갑질 논란을 우려해 2~3개월의 유예기간 후 교체를 결정하라고 설득하다 그래도 안 되자 해당 피디가 프로그램의 연출을 시작하기 전에 다른 프로그램으로 배정했는데 이것을 직권 남용, 제작 자율성 침해라며 중징계를 줬다”고 토로했다.

해당 징계 사유에 대해 KBS공영노조는 "이번 징계자 가운데 A국장은 공사 위임규정상 국장에게 있는 작가 등 프로그램의 주요 출연자 전결권을 행사하려다 징계를 당했다"며 이는 모 프로그램 담당 피디가 팀장으로 승격하자마자 해당 프로그램에서 20년 넘게 활동하던 작가를 교체하려 했고 이를 A 국장이 유예하려던 과정에서 현업 피디와의 갈등이 벌어진 배경이 그 핵심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KBS공영노조(3노조)는 "그 논의를 현업 피디가 받아들이지 않자 A 국장은 해당 현업 피디를 다른 프로그램으로 배정했는데 이를 직권남용과 제작 자율성 침해로 결론을 내고 중징계 해버렸다"고 지적했다.

#"한완상 전 부총리의 라디오 출연을 무산시켰다"

A 전 국장은 또 “한 전 부총리가 저술한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고’는 한국 정치사 회고록 성격이 짙고 일반적인 인문학 범주에 포함하기도 어려워 인문학에 관한 소개를 주목적으로 하는 이 프로그램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한 전 부총리가 책의 내용을 설명하는 도중 보수와 진보 가운데 한쪽의 주장만 방송한다면 프로그램 공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A 전 국장을 포함해 징계를 받은 3명은 당시 방송법이 규정한 KBS의 의무사항인 공정성, 균형성을 준수하기 위해 제작 책임자인 당시 국장이 사전, 사후, 생방송 중에 사규가 규정한 권한과 책임에 따라 데스킹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KBS노동조합은 "회사는 진실과미래위원회의 일방적인 조사 내용만 사실로 인정하고 결국 이들의 항변은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며 "결국 진실과미래위원회가 주장하는 진실만 있을 뿐이지 이들이 주장하는 진실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영노조는 "진영논리를 앞세운 그들의 편향적인 조직운영 행태는 앞으로 두고두고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며 "실정법을 무시한 '진미위'의 수많은 불법행위와 양승동 경영진의 부당한 징계는 머지 않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록 강조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