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CIA 국장에는 헤스펠 부국장...틸러슨 경질 트위터로 알려
폼페오 "北, 한반도 통일에 핵무기 사용할 것...북한주민 또한 김정은이 사라지는 것을 원할 것"

미 국무장관에 지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연합뉴스)
미 국무장관에 지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의 후임에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국장을 지명했다. 폼페오 국장의 후임에는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 부국장을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폼페오 지명자에 대해 웨스트 포인트 미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 육군에서 훌륭하게 복무했으며 하버드 법과대학원을 우등졸업했다고 밝혔다. 이어 폼페오 지명자가 미 하원의원으로 재직하면서 초당적으로 일한 것이 입증된 인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에 대해서도 지난 14개월 동안 많은 업적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아프리카를 순방 중이던 틸러슨 장관에게 교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은 그동안 북한 핵 대처와 이란 핵 협상, 파리기후변화협정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자주 충돌을 빚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13(현지시간) “폼페오가 (틸러슨보다) 대통령의 견해를 더 많이 공유하며 트럼프와 외국 정상들에게 더 많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틸러슨의 큰 잘못은 중요 이슈들에 대해 그의 상사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폼페오는 특히 이란과 북한에 대한 트럼프와 매파적 본능을 더 많이 공유한다고 밝혔다. 폼페오는 매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보보고를 했으며 이것이 그 둘 사이에 친밀감을 형성했다는 설명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과 무역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변화를 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보도했다. 대북 강경론자인 폼페오 임명을 통해 '북한 비핵화'라는 원칙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다. 폼페오가 수장으로 있는 미국 CIA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의 추진 막후에서 한국 국정원과 협력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모든 과정을 총괄한 폼페오 국장이 북핵 폐기를 위한 결정적인 미북 정상회담을 책임질 국무장관을 맡는 게 맞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임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폼페오 국장은 미 본토에 대한 북한의 위협이 가까워졌다며 김정은 정권의 축출까지도 시사했던 대북 강경파다. 그는 하원의원이었던 지난 2016년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비동적 기술 즉 음파와 전자, 방사선 등을 이용한 공격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했던 그의 태도는 이후 CIA 국장이 된 뒤에도 바뀌지 않았다. 지난해 5월 비공개 형식으로 한국을 방문해 한미연합사령관과 함께 연평도를 방문했다. 이어 CIA의 북한 전담 조직인 '코리아 임무 센터(KMC)'의 창설하며 북한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폼페오는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CIA에서 가장 뛰어나고 창의적인 인재들을 KMC에 영입해 북한과 관련한 해외정보 수집과 김정은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7월에는 김정은 축출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폼페오 국장은 "미국이 북한정권을 무기체계로부터 분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를 바란다"며 "북한주민들은 좋은 사람들이라 확신하며, 그들 또한 김정은이 사라지는 것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하는 능력을 갖추는 데 몇 달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미국은 정책적 관점에서 북한이 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의 정점에 도달한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폼페오 국장은 이번해 1월 "김정은이 갖춘 핵무기들을 고려할 때 단순히 정권 보호 차원 외에도 자신의 권력 아래 한반도를 통일하려는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는데 이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월에는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방안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폼페오 국장의 대북 강경 입장은 최근 북한이 미국과 정상회담 의지를 밝힌 후에도 계속됐다. 그는 11일 미 CBS 방송에 출연해 "대북 압박 캠페인은 북한정권과 경제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군사적 행동'보다 '대화'를 선호한 틸러슨 국무장관을 해임하고 군사적 행동을 선호하는 폼페오 국장을 기용한 것은 북한에 외교적 해법이 통하지 않으면 북한에 대한 '예방적 공격(preventive attack)' 가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반면 석유회사 엑손모빌의 최고경영자 출신인 틸러슨 장관은 북한과 "날씨 이야기라도 하자"며 조건 없는 대화를 거듭 주장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면박당하는 등 두 사람의 관계는 악화될 대로 악화돼 언제든지 경질당할 수 있다는 기류가 워싱턴에 퍼져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발표' 를 한 직후 "틸러슨 장관이 경질 이유조차 알지 못한다"는 불만 섞인 성명을 발표한 스티브 골드스타인 공공외교·공공정책 담당 차관도 곧이어 파면 됐다. 외교 수장과 최고위급 외교관의 동반 퇴진으로 국무부 내 차관 이상 고위직은 '2인자' 존 설리번 부장관과 톰 새넌 정무차관만 남게 되는 등 미 정부의 외교 공백 사태는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한편 지나 해스펠(62) 신임 CIA 국장은 현재 CIA 2인자인 부국장으로 지난 1985년 CIA에 입사해 30년 이상 근무해왔다. 지난 2013년 미국 스파이들의 총책인 국가비밀공작국(the National Clandestine Service) 수장에 오르면서 대외에 알려졌다. 대테러센터장 수석 보좌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폭넓은 국내외 임무를 통해 존경받는 베테랑"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8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백악관을 방문해 북한 김정은의 메시지를 전할 때 배석한 것도 폼페이오 국장이 아니라 하스펠 부국장이었다. 하스텔 부국장은 CIA 테러 용의자 심문 프로그램과 관련해 된 물고문 등 가혹한 수사기법을 사용했다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트럼프와 틸러슨의 갈등

트럼프

 

틸러슨

-틸러슨에 대화시도에 시간낭비라 지적

-북한 김정은과 회담 추진

북한

핵 문제 외교적 해결 모색

트럼프의 정상회담 합의 결정 나중에 들어

-이란의 핵 합의 이행 여부 재인증 거부

-합의 자체는 유지

이란

핵 합의

-트럼프에 이란의 이행 여부 재인증 건의

-사우디의 카타르 테러 지원주장과 봉쇄 결정 지지

카타르 사태

-걸프 국가들에 카타르 사태 협상과 봉쇄 해제 촉구

-유엔에 파리기후협정 탈퇴 의사 통보

파리

기후

협정

-미국의 탈퇴 반대

-아프간 주둔 미군 증원 발표하며 전쟁 반드시 승리할 것선언

아프간 전략

-미국의 목표는 탈레반을 협상 테이블로 오게 하는 것이라고 밝혀

-대선 개입 주장은 거짓말비난

-개입 없었다는 푸틴 발표 진심일 것평가

러시아 대선

개입

-대선 개입으로 두 나라 국민 관계 손상됐다고 비난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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