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영 천안함 전우회장 "이런 더러운 꼴을 보고 욕먹을 바에 전사자들과 같이 수장되는 게 더 마음 편했을 수 있다"
"왜 우리만 갖고 이러는지 모르겠어...그저 임무 수행한 것이고, 상부 지시 이행한 것뿐"
"현충일 행사에 연평해전-포격, 천안함 폭침 사건 유족 대신 코로나 희생자 가족 초청? 상식적으로 이해 안 가"
"文정권은 그간 천안함 관련된 일들에서 안 좋은 모습만 보여 와...실수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고의성 강해 보인다"

전준영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전우회 회장. (사진=펜앤드마이크 방송화면 캡처)
전준영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전우회 회장. (사진=펜앤드마이크 방송화면 캡처)

전준영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전우회 회장은 5일 문재인 정권 들어 천안함 폭침 사건 생존자와 유가족을 향한 푸대접을 계속하는 상황에 대해 "이런 더러운 꼴을 보고 욕을 먹을 바에 전사자들과 같이 수장되는 게 더 마음 편했을 수도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전준영 회장은 이날 펜앤드마이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현재 여당에 천안함 폭침 사건 관련 괴담을 퍼뜨렸던 분들이 계신다. 왜 우리만 갖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그저 임무 수행한 것이고, 상부 지시를 이행한 것뿐인데"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정권 보훈처는 올해 현충일 행사에 독립유공자, 우한코로나 희생자 가족 등을 초청하는 대신 정작 반드시 참석해야 할 연평해전·포격, 천안함 폭침 사건 참전 용사·유가족은 제외해 파문이 일었다. 펜앤드마이크 보도 이후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갑작스레 "(명단 누락은) 실수였다"고 입장을 바꿨다.

전 회장은 이를 언급하며 "발상 자체가 웃기다. 현충일 의미를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지, 진짜 모르는 건지 궁금하다. 현충일과 코로나가 연관 관계가 있나?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또 "딱히 보훈처로부터 자세한 해명을 들은 건 없고 담당자 한 분 통해 '실수'라는 말만 전달받았다. 실수라고 하기에 문 정권은 그간 천안함 관련된 일들에서 안 좋은 모습만 보여왔다. 쭉 잘해왔다고 하면 실수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2018년에는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을 초청했고, 작년에는 6월 5일 오찬 때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손을 맞잡고 있는 브로슈어를 유족 앞에 비치해놓으셨다. 그런 걸 봤을 때 실수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고의성이 강해보인다"고 했다.

전 회장은 "행사 장소를 서울에서 대전으로 옮긴 것도 의구심이 생긴다. 서울이 코로나 확진자 비중이 높아서 대전으로 옮겼다고 들었지만, 결국 서울에서 하는 행사 인원 그대로 대전으로 옮겼을 뿐인데 왜 유족들과 전사자 묘지가 있는 대전으로 옮겼을까 생각이 든다"며 "지난 3월 서해수호의 날 당시 윤청자 여사께서 문 대통령한테 '북한이 한 게 맞지요?'라고 여쭤본 사건이 있었다. 그걸 역으로 우리에게 복수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했다.

전 회장은 끝으로 "문 정권에서 천안함 유족을 불편해하는 건 결국 북한 눈치 보기"라며 "정권에서 천안함 유족을 챙겨주면 그게 북한에게는 눈엣가시일 것이다. 며칠 전 천안함 생존자들과 술자리를 가졌는데 깜짝 놀랄 만한 이야기를 들었다. 제 생각이랑 똑같더라. '야 우리가 이런 더러운 꼴 볼 바에 그때 같이 수장됐던 게 더 마음 편했을 수도 있다. 이런 욕을 먹어가면서까지 살아가야 하는 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몇몇이 이렇게 말하더라. 소름이 돋았다"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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