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진짜 원하는 것은 철강관세 넘어 중국 압박
-브뤼셀 회의 참석한 EU와 일본은 간파
-국내 언론은 브뤼셀 회의가 실패했다고만 보도
-김현종 교섭본부장, 관세 제외 마지막 설득 위해 3번째 미국행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이 '불공정 무역'을 이유로 중국에 대한 대규모 무역압박을 시행하기로 전격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히로시게 세코 일본 경제산업상은 불공정 무역 개선을 위한 3자 회의를 10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가졌다.

국내 언론들은 3자 회의 후, EU와 일본에 대한 미국의 철강관세 제외 발표가 나오지 않자 회의가 실패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철강관세에 대한 제외 발표는 이날 없었지만, 3국은 이날 불공정 무역 행태를 철폐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3국은 보조금 정책과 같은 불공정 무역행태가 철강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과잉생산을 야기하고 있다는데 뜻을 같이 하고, 이를 막기 위한 7가지 방안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구체적으로 언급 하진 않았으나, 미국 정부는 중국이 정부보조금을 받아 철강과 알루미늄을 생산한다며 지속적으로 비난해 왔다. 3국은 지난 12월 WTO 장관회의에서 (중국의) 보조금 지원 등이 야기하는 불공정무역 해소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도출하지 않았다. 이번 합의는 12월 회의에서 한발짝 진전된 것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8일 철강관세 발표 이후 미국이, 중국의 ‘국가 지원형 자본주의’ (state-sponsored capitalism)에 대응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 맥락에서 E.U.와 일본이 중국압박을 위한 연합전선에 합류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EU 관계자는 “이번 3자 회의에서 어떤 결과도 도출해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놀랍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 동맹들이 중국과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라면, 바로 오늘 회의가 그것을 확실히 증명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중산 상무부장은 11일 “중국은 무역전쟁을 바라지 않으며 무역전쟁을 시작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8일 “중국은 자기자신을 현대화해 나가는 길도 아직 멀다”며 “때문에 우리는 미국의 역할을 대신할 수도, 대신할 필요도 없다”고 발언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한국의 경우 김현종 교섭본부장이 12일 철강관세를 제외해줄 것을 미국에 마지막으로 요청하기 위해 출국했다. 김 본부장의 미국행은 지난달 25일부터 3주새 벌써 3번째 이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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