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당 국제부 "美, 사회주의 영도하는 中공산당 악랄하게 걸고 들다니"
국제부가 전면에 나선 것은 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
경제난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정세 대응하기 위한 밑작업

북한이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격화되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국면에서 확실하게 ‘중국 편들기’에 나섰다.

북한 노동당 국제부는 지난 4일 담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최근 시진핑 주석과 중국 공산주의 체제를 강도높게 비판한 데 대해 거칠게 비난했다.

대변인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사회주의를 영도하는 중국 공산당의 영도를 악랄하게 걸고든 것”이라며 미국을 격하게 비난했다.

노동당 국제부는 사회주의 국가들과 당대당 외교, 특히 대중국 외교의 핵심 기관으로 김정은 집권 이후 전면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북한이 이같이 이례적인 담화를 통해 친중국 외교 의지를 명확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지난 4월 당 정치국 회의에서 '일부 정책적 과업들을 조정 변경하는 대책'을 논의했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국경 폐쇄 등 일련의 방역 조치를 단행한 결과 민생고와 경제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최악의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미중 갈등에서 중국을 노골적으로 편들고 나선 것은 중국으로부터 경제난을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밑작업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대선을 앞두고 미북 대화에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와중에 미국은 북한에 대한 국제제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달 30여명의 북한인과 중국인을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서 25억 달러(한화 3조1천억원) 규모의 돈세탁에 관여한 혐의로 무더기 기소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컨설팅업체인 피치솔루션스는 지난 1일 보고서에서 대북제재 장기화와 우한 코로나 사태로 북한 경제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올해 6.0% 역(逆)성장으로 23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중국 편들기’로 경제와 정치, 양면에서의 실리를 확실히 챙기기 위한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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