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정상적인 대화의 진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
日외무성 "수출관리 당국 간의 대화가 계속됐음에도 한국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유감"

나승식 무역투자실장
나승식 무역투자실장

산업통상자원부는 잠정 정지했던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및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 배제 조치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 절차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나승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본 정부는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현안 해결을 위한 논의는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실장은 "지난 6개월간 우리 정부는 대화에 성실하게 임하면서 한국의 수출 관리가 정상적이고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일본 측이 이해할 수 있도록 충실히 그리고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나 실장은 "우리 정부는 지금의 상황이 당초 WTO 분쟁해결 절차 정지의 조건이었던 정상적인 대화의 진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WTO에 이번 건에 대한 패널설치를 요청해 향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일본의 불법성과 부당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해 우리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고 양국 기업들과 글로벌 공급사슬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이 조속히 해소되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은 지난해 7월 ▲양국 간 수출관리정책대화가 장기간 열리지 않아 신뢰 관계가 훼손된 점 ▲재래식 무기에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물자의 수출을 제한하는 '캐치올' 규제가 미비한 점 ▲수출심사·관리 인원 등을 지적하며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소재 품목(EUV레지스트, 불화 폴리이미드, 불화수소) 수출을 규제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이에 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22일 수출관리 현안해결에 기여하기 위한 국장급 정책대화를 재개하기로 결정하고 이 기간 동안에는 WTO 분쟁해결 절차를 잠정 정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달 12일 "지난해 7월1일 일본 정부가 대 한국 수출규제 강화조치를 발표한 지 1년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현안해결을 지연시킬 수 없다"며 일본 정부에 3대 소재 품목과 화이트리스트에 대한 문제 해결방안과 관련한 일본 측의 구체적인 입장을 지난달 말까지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이날 한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그간 수출관리 당국 간의 대화가 계속됐음에도 한국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유감"이라며 "수출관리 수정은 수출관리제도의 정비나 그 운용 상태에 기반을 두고 행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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